"한판 가자!"…7년 만의 무도대회, 전국 교도관 한자리 뭉쳤다[르포]

사회

이데일리,

2026년 6월 12일, 오후 05:36

[진천=이데일리 최오현 기자] “한판! 좋아, 가자!”
12일 충북 진천 법무연수원에서 제55회 전국 교도관 무도대회가 열렸다. (사진=최오현 기자)
12일 충북 진천 법무연수원 체육관은 전국에서 모인 교도관들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유도 경기장에서는 상대를 넘어뜨린 뒤 빠져나오지 못하게 압박하자 박수와 응원 소리가 터져나왔고, 검도 경기장에서는 선수들이 묵직한 죽도를 맞부딪치며 치열한 공격을 주고받았다. 태권도 경기장에서도 날카로운 기합 소리가 이어졌다.

전국 교정시설에서 근무하는 교도관들이 이날 도복 차림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2019년 이후 중단됐던 전국 교도관 무도대회가 7년 만에 재개되면서다. 1949년 시작된 전국 교도관 무도대회는 교정본부 최대 규모 체육행사로, 올해 55회째를 맞았다.

평소 수용자를 관리하고 교정 현장을 지키는 교도관들은 이날만큼은 선수로 변신해 기량을 겨뤘다. 이날 행사에는 전국 35개 교정기관 선수단과 응원단, 직원 가족 등 800여명이 참석했다. 검도·유도·태권도 3개 종목에 전국 35개 교정기관의 47개팀, 선수 370여명이 출전해 그동안 갈고닦은 기량을 겨뤘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축사에서 “전국 교도관 무도대회는 교정공무원의 상무정신과 도전정신을 계승해 온 역사를 자랑한다”며 “특히 7년 만에 개최하는 이번 대회는 법무 가족 모두가 함께하는 뜻깊은 축제이자 화합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26년은 교정혁신의 원년이 돼야 한다”며 “과밀수용 해소, 교정공무원 처우 및 복지 개선, 재활과 치료를 통한 재범 예방 등 구체적인 과제와 정책에 성과를 만들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함께 만들어 가자”고 강조했다.

12일 충북 진천 법무연수원에서 제55회 전국 교도관 무도대회가 열렸다. 서산지소와 부산교도소가 유도 경기를 하고 있는 모습(사진=법무부)
이날 경기장 곳곳에서는 열띤 응원전도 펼쳐졌다. 선수들이 득점하거나 승리를 거둘 때마다 기관별 응원단의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다. 체육관 밖에 마련된 푸드트럭과 플리마켓, 커피차 주변에도 참가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7년 만에 열린 대회를 즐기려는 교정 가족들의 표정에는 오랜만에 되찾은 축제 분위기가 묻어났다.

이날 검도 대회에 출전한 전주교도소 소속 황비홍(29)씨는 “이번 대회를 위해 3개월 정도 준비했다”며 “무도 특채로서 감회가 새롭고 직원 간 화합에 도움이 되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올해 입직한 교육생들도 이날 대회를 참관했다. 9급 신규교정직 306기 김동준(32) 교육생은 “연수원에 입교하면서 대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생각보다 참여하시는 분들이 많아 나중에 저도 대회에 참여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무도대회는 교정공무원들에게 단순한 체육행사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무도는 교정공무원의 업무와 직결되는 핵심 역량으로, 이번 대회는 이번 대회는 교정 현장의 안전을 뒷받침하는 훈련의 연장선상에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대회에는 교정본부뿐 아니라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와 범죄예방정책국 직원들도 친선경기에 참여해 법무 가족 전체가 함께하는 화합의 장이 됐다.

시민들에게 교정공무원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대회 내 플리마켓을 주최한 최정민 ‘복대동 사람들’ 대표는 “교도관이라고 하면 무서운 사람 이라는 인식이 있었는데 오늘 와서 보니 우리 주변에 있는 젊은 청년들과 다를 바가 없어 선입견이 깨졌다”며 “이렇게 좋은 공간도 많은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게 정기적으로 한번씩 개방하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12일 충북 진천 법무연수원에서 제55회 전국 교도관 무도대회가 열렸다. (사진=법무부)
이날 유도 단체전 우승은 부산교도소가 차지했다. 태권도 단체전은 인천구치소가, 검도는 순천교도소가 정상에 올랐다. 최우수 선수의 영광은 △유도 곽성기 교도 △태권도 이호룡 교위 △검도 정종철 교위에게 돌아갔다.

유도 부문에서 우승한 곽성기 교도는 우승 직후 “함께 땀 흘리며 훈련을 도와준 동료분들과 응원해준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대회 준비를 통해 다진 강인한 체력과 무도 정신을 바탕으로 현장에서 수용자 교화와 안전하고 질서있는 교정시설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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