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빚어진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가 7일째 이어지고 있는 1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부정선거 시위 참석자들이 태극기로 시야를 가리는 등 경찰들의 경계 업무를 방해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시위대의 폭력 수위는 점차 높아졌다. 시위대는 지난 5일 오후 개표소를 빠져나오던 JTBC 취재진을 폭행하고 이동을 막았다. 일부 시위 참가자는 JTBC 기자의 안경을 빼앗아 내던지고 태극기 봉으로 기자의 손을 가격하기도 했다. 지난 8일에는 대회 준비를 위해 경기장 안에서 물품을 꺼내 오려던 핸드볼 여자 주니어 대표팀 선수들에게 몸수색과 소지품 검사를 강요하기도 했다.
핸드볼 경기장 안에 사무실을 둔 대한체육회 산하 체육단체들도 시위대에 가로막혀 업무 마비 상태다. 시위대가 지난 5일부터 경기장 각 출입문을 봉쇄한 탓이다. 체육단체 관계자들은 수차례 시위대와 출입 방안을 협의했으나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들이 지난 11일 ‘일터로 돌아가고 싶다’는 취지의 기자회견을 진행하자 한 시위 참가자는 마이크 선을 뽑으며 회견을 막아섰다. 또다른 참가자는 체육단체 관계자들을 향해 돌진하다 경찰에 의해 제압됐다.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 7일 차인 11일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입주 체육단체 직원들이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업무 정상화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러한 위법적 행위에 대해 경찰은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현 상황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에 따른 집회 및 시위로 규정할 수 없고, 헌법상 기본권인 집회·시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경찰에 따르면 현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일대에 배치된 경찰은 기동대 5개 부대, 경력 약 400명이다. 지난 5일에 비해 약 600명 가량 줄어든 상태다.
현장에서 만난 한 경찰 관계자는 “현재 ‘시민들이 공원 내에 모여 있는 상태’로 간주하고 있고, 이들이 시설물을 강제로 점거했다고 단정하긴 어렵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현 상황은 엄격하게 따지자면 집시법상 집회·시위로 보기 어렵다”며 “ 질서 유지와 충돌 방지에 중점을 두면서 참가자들과의 물리적 충돌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경기장 일대는 개방된 공간이라 강제해산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며 “참정권 보장은 굉장히 민감한 사안이라 쉽게 나서기 힘들다”고 말했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빚어진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가 7일째 이어지고 있는 1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부정선거 시위 참석자들이 태극기로 시야를 가리는 등 경찰들의 경계 업무를 방해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양태정 변호사(법무법인 광야)는 핸드볼경기장 봉쇄 시위에 대해 “엄밀하게 집시법상 집회 및 시위로 보기엔 어려워, 강제 해산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정 단체나 개인이 시위를 주도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양 변호사는 “아무 권한이 없는 시위 참가자들이 출입하는 사람들에 대해 소지품 검사나 신원 확인을 하는 것과 출입을 막는 것은 엄연한 불법으로, 경찰이 이에 대해 강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현장에 모인 참가자들은 체육단체를 비롯한 관계 기관들의 업무를 방해하고 있는 현행범”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원칙론적으론 업무방해 등 요건이 성립하니 현장에서 발생하는 불법 행위에는 경찰이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현장에서의 논란이 불거지자 경찰청은 뒤늦게 언론공지를 통해 “시민·기자·경찰 등에 대한 폭행·명예훼손·강요 등 불법행위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며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모든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끝까지 추적·검거하는 등 반드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