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을 연결로"…서울 도심 무지갯빛 물들인 퀴어축제 행진(종합)

사회

뉴스1,

2026년 6월 13일, 오후 06:53

13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인근에서 열린 제27회 서울 퀴어 퍼레이드 참가자들이 종로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2026.6.13 © 뉴스1 최지환 기자

제27회 서울퀴어문화축제 도심 행진이 13일 서울 도심을 무지갯빛으로 물들이며 마무리됐다. 행사장 인근에선 동성애를 반대하는 맞불 집회가 열렸지만, 경찰 통제와 참가자 간 질서 있는 행진으로 별다른 충돌은 빚어지지 않았다.

행진은 이날 오후 4시 10분쯤부터 약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서울 중구 남대문로와 우정국로 일대 행사장을 출발해 종로와 을지로, 시청 일대를 거쳐 다시 행사장으로 돌아오는 경로를 행진했다.

무지개 깃발과 부채, 손팻말 등을 든 참가자들은 "다름을 연결로" "우리는 존재한다 여기에" 등의 구호를 외쳤다. 행진 차량에서 케이팝 음악이 흘러나오자 노래를 따라 부르거나 함께 뛰며 호응하기도 했다.

도심을 지나던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들도 행진을 지켜봤다. 종각 젊음의 거리와 명동 일대에서는 시민들이 휴대전화로 행진을 촬영했고, 고층 카페 창가에서는 시민들이 손을 흔들기도 했다.

프랑스에서 온 유학생 모디(30대)는 "우리는 함께하고 있으니 무섭지 않고 재밌다"며 "더 많은 사람이 있고, 이 모습을 보면 이들도 우리의 존재를 부정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13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인근에서 열린 제27회 서울 퀴어 퍼레이드 참가자들(왼쪽)과 서울시의회 앞에서 열린 '동성애 퀴어축제 반대 국민대회를 위한 거룩한방파제 통합국민대회 참가자들이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2026.6.13 © 뉴스1 최지환 기자,이광호 기자

행진 경로 곳곳에서는 퀴어축제 반대하는 이들과 마주치기도 했다. 명동성당 인근에서는 반대 집회 참가자 30여 명이 5m가량 떨어져 "동성애는 죄악"이라고 외쳤지만, 참가자들은 손을 흔들거나 "동성애는 최강이다"라고 맞받아치며 지나갔다.

행진에 앞서 이날 오전 11시부터 서울 중구 남대문로에서 청계천로를 잇는 행사장 일대에는 70여 개 부스가 차려졌다. 시민단체와 성소수자 커뮤니티, 종교계, 혼인평등 캠페인 단체 등이 참여했고, 참가자들은 프라이드 플래그와 무지개색 옷, 배지, 굿즈 등을 착용한 채 부스를 둘러봤다.

올해 서울퀴어문화축제 슬로건은 '교집합: 다름을 연결로'다. 양선우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장은 "교집합은 하나로 만드는 것이 아니고 차이를 지우는 것도 아니다"라며 "각자 다름을 가진 채로 서로 만나는 지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퀴어축제 행사장 인근에서는 동성애를 반대하는 맞불 집회가 열렸다.

개신교 단체 '거룩한방파제'는 이날 오후 1시부터 퀴어문화축제 행사장에서 약 800m 떨어진 세종대로 일대에서 퀴어축제 규탄 집회를 연 뒤 숭례문 방향으로 행진했다. 참가자들은 '퀴어축제 반대', '차별금지법 절대 반대' 등이 적힌 피켓과 깃발을 들고 "동성애 반대" 등을 외쳤다.

집회 연단에 올랐던 한 목사는 퀴어축제를 겨냥해 "일부 퀴어축제에서 선정적 복장과 성적 표현 논란이 반복돼 왔다"며 "아이들이 뛰어놀아야 할 광장이 음란과 과격함으로 물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eon@news1.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