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m 전광판에 전국 전력망 지도…기후부 인근서 재생E 변동성 관제 [르포]

사회

뉴스1,

2026년 6월 15일, 오후 06:18

나주 전력거래소 중앙전력관제센터 © 뉴스1 DB

15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바이오폴리스. 경비가 삼엄한 건물 안에 들어서자 가로 30m가 넘을 듯한 대형 화면에 내륙은 물론 제주까지 연결된 전국 전력망 계통이 빼곡하게 펼쳐졌다. 화면 한쪽에는 한국전력공사(한전)와 지방정부 간 갈등이 이어지는 동해안~수도권 송전망의 핵심 설비인 경기 하남 동서울변전소도 표시돼 있었다.

그동안 전남 나주 혁신도시 전력거래소 중앙전력관제센터에서야 볼 수 있던 장면이다. 앞으로는 행정 당국, 특히 지난해 10월 출범 이후 전력 업무까지 맡게 된 기후에너지환경부에서 10~20㎞ 떨어진 오송의 전력거래소 중부본부에서도 같은 계통 상황을 확인하고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이날 개청식을 연 전력거래소는 중부본부가 단순한 예비센터나 부차적 백업 시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나주 중앙전력관제센터와 오송 중부전력관제센터가 상시로 함께 돌아가는 '주(主)-주' 이중화 체계라는 설명이다. 한쪽에 장애가 생겨도 다른 한쪽이 곧바로 국가 전력 계통 운영을 이어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중부본부는 육지 이중 전력관제센터 구축과 차기 전력계통운영시스템(EMS), 차기 전력거래시스템(MMS) 을 운영한다. 연면적 7840㎡, 지상 4층 규모로 조성됐다. 총사업비는 약 377억원이다. 건축물 에너지효율 1++등급과 제로에너지건축물 4등급을 획득한 고효율 건축물로 지어졌다.

전력거래소가 오송 중부본부 건립에 나선 배경에는 2017년 충남 천안 지역 산사태가 있다. 당시 기존 이중 전력관제센터가 침수되면서 재난 상황에서도 국가 전력 계통 운영을 이어갈 수 있는 별도 관제 거점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전력거래소는 2020년 이사회 의결을 거쳐 중부본부 건립을 본격 추진했다.

이호현 기후에너지환경부 2차관이 15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에서 열린 한국전력거래소 중부본부 개청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6.6.15 © 뉴스1

이날 둘러본 건물 3층 중부전력관제센터에는 기존 중앙전력관제센터와 같은 구조의 관제석 7개가 마련돼 있었다. 6조 2교대 방식으로 한 조에 7명씩 근무하며 전력계통을 관리한다. 중앙 화면에는 전국 전력계통도가 표시됐고, 주변 화면에는 발전기 출력 현황과 일일 전력수급 현황이 실시간으로 나타났다.

실시간 수급 화면에는 현재 부하, 공급예비력, 공급예비율, 운영예비력 등 주요 수치가 표시됐다. 재생에너지 확대에 맞춰 태양광과 풍력의 출력, 이용률도 별도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재생에너지 확대는 전력망 운영의 가장 큰 변수다. 이재명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을 누적 100GW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문제는 태양광 출력이 계절과 날씨에 따라 크게 흔들린다는 점이다. 봄철처럼 전력수요는 낮고 태양광 발전 효율은 높은 시기에는 수급 균형을 맞추는 일이 더 까다로워진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차기 EMS는 무엇보다 재생에너지 대응에 초점을 맞췄다"며 "AI를 통해 약 4000개의 부하에 포함된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예측하고, 6시간 뒤까지의 변동성을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속 최적화 기술을 통해 발전기를 자동으로 제어하는 기능도 갖췄다"고 말했다.

전력계통운영시스템인 EMS는 전국 발전소와 송전망, 전력수요 정보를 실시간 분석해 계통을 운영하는 시스템이다. 전력망의 두뇌에 해당한다. 전력거래소는 2023년 LS일렉트릭, 한전KDN, 한국전기연구원 등과 차기 EMS 구축 사업에 착수했고, 약 3년간 개발과 검증을 거쳐 이번에 제2세대 K-EMS를 공개했다.

제2세대 K-EMS에는 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과 변동성 평가, 발전기 자동제어 기능이 강화됐다. 발전원과 부하의 위치를 고려해 지역별 전력 가격을 산정하는 기술도 탑재됐다. 재생에너지가 늘면서 전력 생산지가 수요지와 멀어지고, 날씨에 따라 출력이 급변하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기능이다.

전력거래소는 중부본부를 통해 비중앙급전발전기 운영과 출력제어 기능도 강화할 계획이다. 기상정보와 수요예측을 반영한 통합관제 역량을 키워 AI 데이터센터 확산, 전기화,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전력수요 변화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김성진 전력거래소 이사장은 "중부본부는 국가 전력 계통 운영의 안정성과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인프라"라며 "중앙-중부 간 이중화 관제체계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전력 계통 운영과 재생에너지 수용 확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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