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수 법무부 상사법무과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공공기관 분쟁 해결 방안으로서 중재의 역할과 제도적 정착 방안'을 주제로 열린 '2026 K-중재산업 활성화 포럼'에서 토론하고 있다. 2026.6.15 © 뉴스1 신웅수 기자
공공기관 중재 제도를 활성화하려면 국가계약 표준계약서에 중재 절차를 의무적으로 명시하도록 시행령을 개정하고, 공무원이 소송 대신 중재를 선택했다는 이유만으로 감사나 징계를 받지 않도록 면책 규정을 마련하는 등 정부가 '적극 행정'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최성수 법무부 상사법무과장은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동아 의원과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주최하고, 뉴스1과 대한상사중재원이 공동 주관한 '2026 K-중재 산업 활성화 포럼'에서 "법 개정이 아닌 시행령과 규칙 개정만으로 공공기관 중재를 신속하게 활성화할 여지가 있다"며 이같은 정책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최 과장이 제안한 방안은 △국가계약 표준계약서 내 '중재 선택란' 의무화 △공기업·공공기관 경영평가에 중재 실적 반영 △중재를 선택한 공무원에 대한 면책 규정 신설 3가지다. 모두 법 개정 없이 시행령·규칙 개정만으로 빠르게 도입할 수 있다.
최 과장은 먼저 "국가계약법 제28조에 따르면 당사자 간 합의로 중재가 가능한데, 정작 표준계약서에는 중재 절차가 선택 내용으로 포함돼 있지 않다"며 "공사도급 표준계약서 서식 변경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둘째로 "중재를 통해 분쟁을 신속하게 해결하고 비용을 절감할 경우 공기업 경영 실적에 이를 반영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며 "특히 분쟁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했다는 사실이 가점 항목으로 반영된다면 공기업들도 이를 적극 반영할 것"이라고 했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C선(GTX-C)의 공사비 증액 분쟁 중재 사례가 대표적이다. 대한상사중재원은 2년 넘게 교착 상태에 빠져 있던 해당 분쟁의 중재를 맡아 약 100여일 만에 타결을 끌어냈다.
국가철도공단에 따르면 2018~2025년 7년간 간접비 분쟁의 소송(1~3심) 소요 기간은 평균 820일이 걸린 반면, 중재 소요 기간은 355일로 절반 수준이었다. 이를 통한 지연이자 절감분은 평균 60억 원에 달했다.
송권 국가철도공단 건설본부 심사기준처장(왼쪽 두 번째)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공공기관 분쟁 해결 방안으로서 중재의 역할과 제도적 정착 방안'을 주제로 열린 '2026 K-중재산업 활성화 포럼'에서 토론하고 있다. 2026.6.15 © 뉴스1 신웅수 기자
최 과장은 공무원이 소송 대신 중재를 선택하더라도 감사나 징계 등 사후 책임을 묻지 않는 면책조항 신설을 제안했다. 공공부문이 분쟁 해결 과정에서 책임 부담 때문에 중재보다 소송을 선호하는 현실을 고려해 제도적 안전망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 과장은 "적극행정 차원에서 (중재 절차를 선택한 공무원의) 면책 방안을 적극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면책조항 근거 기준에 중재 선택 관련 사항을 포함하는 것으로 징계·감사에 대한 우려를 불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창규 중앙대 교수는 분쟁 해결 절차로 '중재'를 의무 명기할 계약서 대상을 국가계약뿐 아니라 지방계약, 원·하도급 등 산업계 전반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봤다.
박 교수는 "최초 계약 시에 분쟁 해결 방법란을 만들어 중재·소송·조정 등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이는 법 개정이 필요한 사항이 아니라 표준계약서 양식만 바꾸면 되기 때문에 신속한 개선이 가능하다"고 했다.
한편 이날 토론에서는 공공기관 직원이나 공무원이 소송 대신 중재를 선택할 경우 감사나 징계를 받을 수 있다는 업계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도 사실관계가 바로잡혔다.
최일동 감사원 국민제안감사2국장은 "감사원이 중재를 이유로 (감사를) 한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송권 국가철도공단 건설본부 심사 기준 처장도 "지금까지 70~80건의 중재를 맡았는데 감사원 징계를 받았다면 제가 조기 퇴직했을 것"이라며 "그럴 염려는 없다"고 했다.
토론 좌장을 맡은 장승화 대한상사중재원 국제중재센터 의장(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법원 판례가 축적되지 않은 대형 공사나, 국제 계약이 결부된 사건은 소송보다는 해당 분야 전문가들이 중재인으로 참여하는 사례가 축적돼 있다"며 "소송보다 더 효율적이고 신속한 해결이 가능할 수 있다"고 했다.
dongchoi89@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