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초기인데 "배 안 나왔으니 장구류 차라"…상관 괴롭힘 속 아이 잃은 여군

사회

이데일리,

2026년 6월 15일, 오후 09:26

[이데일리 김주환 기자] 육군의 모 부대에서 임신한 여군 대위가 상관의 지속적인 폭언과 부당한 지시에 시달리다가 유산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군이 감찰에 착수했다.

육군 5사단 장병들이 다족보행로봇과 함께 철책 이상 유뮤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육군)
15일 군과 국회 국방위원회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육군은 수도군단 소속 A 중령을 대상으로 현재 감찰 조사를 진행 중이다.

A 중령은 B 대위(여군) 등 자신이 부서장으로서 근무평정 권한이 있는 부하들에게 폭언과 욕설을 비롯해 부당한 지시 등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B 대위가 임신 사실을 밝힌 이후에도 폭언과 괴롭힘은 이어졌다. 특히 임신한 군인이 하루 2시간씩 사용할 수 있도록 법적으로 보장된 ‘모성보호시간’ 제도를 이용하겠다고 하자, A 중령은 고압적인 분위기를 형성하며 결국 이를 사용하지 못하게 방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도 B 대위에게 조기출근을 지시한 뒤 6층 높이의 건물 계단을 오르내리는 문서수발 업무를 맡기거나, 임신 초기인 B 대위가 아직 배가 나오지 않았다며 훈련 중 장구류 착용을 고집했다는 의혹도 함께 제기됐다.

이처럼 지속된 폭언과 괴롭힘 속에서 어려움을 겪던 B 대위는 반복적인 하혈 증상을 겪었다. 결국 임신 10주 차에 유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육군은 이 같은 사건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인지한 직후 즉각 A 중령을 분리 조치했다. 피해자인 B 대위에 대해서는 피해자 보호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육군 관계자는 “제기된 의혹에 대해 객관적 사실관계를 철저히 확인하고 있다”며 “조사 결과에 따라 법과 규정에 의거해 엄정하게 조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군은 직장 내 괴롭힘, 폭언·폭행 등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관련 법규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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