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그럴 듯"...'아내에 끓는 물' 40대, 징역 3년에 6개월 더

사회

이데일리,

2026년 6월 16일, 오후 10:39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태국인 아내 얼굴에 끓는 물을 부은 40대 남성이 징역 3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사진=연합뉴스, SNS
16일 의정부지법 형사12단독 김준영 판사는 특수상해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에 대해 이같이 선고했다. 앞서 검찰이 구형한 징역 3년보다 6개월 더 높은 형량이다.

재판부는 “물을 끓인 후 잠든 배우자 얼굴에 붓는, 일반인으로 상상하기 어려운 잔혹한 범행을 저질렀다”며 “사회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얼굴 부위를 무방비상태로 다쳤다”고 질타했다.

이어 “다른 남성을 만나지 못하도록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여 재연 가능성이 매우 크고 피해자의 부정행위를 발견하고 범행했다고 주장하나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이런 잔혹한 범행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피해자는 2021년 피고인을 만난 후 2024년 혼인신고를 했으나 피고인의 요건 미충족으로 결혼 비자를 받지 못하고 한국에 임시로 체류하면서 한국어가 서투르고 한국 문화와 사회적으로 고립된, 열악한 지위 상태에서 범행을 당했다”고 지적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3일 정오께 의정부시 호원동 한 아파트에서 잠들어 있던 태국인 아내 B씨 얼굴과 목 등에 전기 주전자로 끓인 물을 부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이 사건은 B씨가 지인을 통해 SNS에 피해 사실을 알렸고, 태국 현지 언론이 그 내용을 보도하며 알려졌다.

B씨 측은 A씨가 범행 직후 “다른 남자 만날까 봐 얼굴을 못 생기게 하고 싶었다”며 “돌봐줄 테니 관계를 유지해라”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진술했다

수사 초기 “넘어지면서 실수로 끓는 물을 쏟았다”며 혐의를 부인한 A씨는 지난 3월 재판에서 모든 공소사실을 인정한다며 고개를 숙이고 눈물로 선처를 호소했다.

A씨 측은 “사건 직후 아들에게 부끄럽고 사건을 저지른 두려움 때문에 거짓말했다”고 밝혔다.

당시 재판장은 A씨에게 “자고 있는데 누가 피고인 얼굴에 끓는 물을 부으면 어떨 것 같은가”라고 질책하기도 했다.

이후 지난 3월 변론이 끝나고 4월 선고가 예정됐지만, B씨 측 입장이 달라지면서 재판이 연장됐다.

B씨는 구형 단계까지 남편 A씨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며 탄원서를 제출했다.

재판부는 이 내용을 선고에 반영하려 했으나, 선고 전 이주민공익지원센터 소속 변호사들이 B씨와 접견한 뒤 처벌을 원한다는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이에 대해 A씨는 “교도소에 면회도 오고 편지와 영치금도 보내준 아내가 나에게 나쁘게 할 리가 없다”며 “생각이 많은 아내는 반드시 예전 모습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최후 진술에서 말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해자는 피고인의 집착을 두려워해 이혼을 원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피고인이 가벼운 처벌을 받아야 협의 이혼이 빨리 이뤄질 것으로 잘 못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며 “사건 발생 직후 수감 중인 피고인의 모습을 보고 동정해 처벌 불원서를 제출하기는 했으나 이후 확인한 피고인의 의사와 기타 상황을 봤을 때 처벌불원은 진정한 의사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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