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관 없는 최전방, 장병 안구 건강 지켜준 원격의료 네트워크[안치영의 메디컬와치]

사회

이데일리,

2026년 6월 17일, 오전 07:06

[이데일리 안치영 기자] 국군의무사령부가 운영 중인 원격의료 시스템이 최전방과 도서 지역 등 의료 취약지역에서 안과 진료 공백을 메우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안구 외상 환자의 후송 여부를 판단하는 초기 대응 체계로 기능하면서 원격의료의 활용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지난 2016년 성남시 국군의무사령부 원격의료 진료실에서 군의관이 격오지부대 환자를 대상으로 원격의료를 하고 있는 모습.(사진=뉴시스)
16일 의료계에 따르면 국군수도병원과 국군대전병원, 중앙대 의대 안과학교실은 2016년부터 2023년까지 원격 안과 진료를 받은 3167명의 환자를 분석한 결과를 대한의학회지에 게재했다.

국군은 2015년부터 군의관이 배치되지 않은 감시초소(GP), 일반전초(GOP), 도서 지역, 산악 방공진지 등에 원격의료 부스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장병이 부스를 방문하면 현장 의무병의 도움을 받아 국군의무사령부 의료종합상황센터(MEOC)에 있는 군의관과 실시간 영상 진료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2016년부터 2023년까지 군 원격의료 시스템을 이용한 전체 환자는 4만 7701명이었다. 이 가운데 안과 환자는 3167명으로 전체의 6.6%를 차지했다. 이 중 연구진은 안구 외상 환자 384명을 별도로 분석했다.

가장 흔한 외상 유형은 이물질 유입(37.2%)이었으며, 각막 찰과상(23.2%), 안구 타박상(21.1%), 광각막염(11.7%) 순으로 나타났다.

안구 외상 환자는 수술받기 위해 병원으로 후송돼야 하는데 원격의료를 통해 후송 여부를 좀 더 촘촘하게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전체 원격의료 환자의 후송률은 17.9%였지만 안과 환자는 19.4%, 안구 외상 환자는 49.9%가 추가 진료를 위해 의료기관으로 후송됐다.

군에서 원격의료를 하는 것은 비단 한국뿐만이 아니다. 미 육군은 2004년부터 2018년까지 ‘안과 원격자문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등 전투지역 의료진과 안과 전문의를 연결했다.

해당 프로그램에서는 650건 이상의 원격 자문이 이뤄져 22.7%만 후송을 권고했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중증 환자를 선별하면서 불필요한 후송을 줄이는 효과를 확인했다.

미국은 이후 모바일 기반 원격 안과 플랫폼도 도입해 현장 의무병이 안과 영상을 촬영해 전문의에게 전송하는 방식으로 운영했다. 진단 일치율은 86%를 기록했다. 또 환자의 54%는 추가 후송 없이 임무에 복귀했고, 14%에서는 항공 후송을 피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고됐다.

이번 연구는 국내 군 원격의료 체계를 기반으로 안과 진료 현황과 안구 외상 특성을 장기간 분석한 첫 연구로, 향후 원격의료 운영과 후송 기준 마련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안구 외상 환자의 경우 후송 여부를 적절히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원격의료로 환자 후송 여부를 좀 더 면밀히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원격의료 의료진에 대한 교육과 안과 전문의 협진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며 “원격의료 부스에 시력검사표 등 기본적인 안과 평가 도구를 추가 배치할 경우 환자 상태 평가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연구진은 “원격의료는 대면 진료를 대체하기보다 의료 취약지역에서 의료 접근성을 보완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며 “기존 의료전달체계를 유지하면서도 지역 간 의료 격차를 줄이는 방향으로 제도적 논의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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