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포기"…삼성전자 관두고 버스기사 된 20대, 이유는

사회

이데일리,

2026년 6월 18일, 오후 03:12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명문대 공대를 졸업하고 삼성전자에서 일하던 20대 남성이 시내버스 기사로 이직한 사연이 공개됐다.

사진=tvN '유퀴즈' 캡처
지난 17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에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를 퇴사한 뒤 대구에서 시내버스 기사로 근무 중인 이승준(29)씨가 출연했다.

한양대학교 공과대학을 졸업한 이씨는 삼성전자에서 약 6년간 근무했다. 그는 재직했으 당시를 떠올리며 “초봉은 5000만원 수준이었고 성과급으로만 3000만원을 받았다”며 “여기에 우리사주 등 각종 복지 혜택까지 더해져 경제적으로는 부족함이 없는 직장 생활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씨는 안정성에 대한 불안과 조직문화 스트레스가 컸다고 밝혔다. 이씨는 “6년 동안 사수가 세 번 바뀌었다”면서 “그렇게 길게 일하지 못하는 상사들을 보면서 나도 어린나이에 권고사직, 희망퇴직을 받을 수 있겠구나 싶어 안정적인 일을 하고 싶어졌다”고 했다.

또한 이씨는 업무 방식에서도 혼란을 느꼈다고 한다. 그는 “상사에게 보고를 하면 ‘경력이 몇 년인데 그것까지 물어보냐’고 하고, 반대로 주도적으로 일을 하면 ‘왜 보고도 없이 멋대로 하냐’고 했다”며 “도대체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더라”고 말했다.

퇴사를 결심한 가장 큰 계기는 일부 상사의 “경상도 사람은 다 그러냐”는 등의 지역 비하 발언이었다. 이 씨는 “밀폐된 사무실 공간에서 숨이 턱턱 막히는 느낌이었다”고 토로했다.

사진=tvN '유퀴즈' 캡처
공원을 산책하며 숨 트이는 걸 확인한 이씨는 “‘이게 사람에 대한 스트레스인가’했다”며 “대기업을 그만두는 순간 사회의 낙오자가 되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이러다가 죽겠구나 싶었다. (지금은) 상대적으로 연봉은 줄었지만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현재 대구에서 버스 기사로 일하고 있다. 진행자 유재석 씨가 “요즘 2030 세대의 버스기사 지원이 늘고 있다고 들었다. 3년 사이 지원자가 43% 증가했다고 한다”고 하자 이씨는 “제가 버스 기사가 됐을 때만 해도 20대는 저 혼자였는데 지금은 저를 포함해 6명이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기업 문화는 대체로 수직적인 반면 버스 업계는 수평적인 분위기라 상사 스트레스가 거의 없는 점이 가장 좋다”고 덧붙였다. 급여에 대해서는 “지자체마다 차이는 있지만 초봉이 5000만원 수준에서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이씨는 “서울에 있을 때는 잘 웃지 못했다. 행복했던 기억이 적다”며 “지금은 4일 근무 후 휴식하는 일정 덕분에 한두 달에 한 번씩 해외여행도 다닌다. 연봉은 조금 줄었지만 현재 삶이 행복감이 훨씬 높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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