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망했다? 합계출산율만 보고 판단 말라"…영국 인구학자의 진단

사회

이데일리,

2026년 6월 18일, 오후 03:40

[이데일리 방보경 기자] 한국의 저출산 문제는 합계출산율 수치에만 집중하기보다 개인의 삶과 문화, 노동환경, 가족정책 등을 함께 고려하는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최근 한국의 출산율 반등은 긍정적인 신호로 평가되지만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인구보건복지연맹(IPPF) 회의 참석차 영국 런던을 방문한 김경선 인구보건복지협회장은 17일(현지시간) 세계적인 인구학자인 에밀리 그런디(Emily Grundy) 교수를 만나 한국 인구문제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다.

(사진=인구보건복지협회)
세계 인구학회 사무총장과 영국 인구학회장을 역임한 그런디 교수는 한국의 저출산 문제와 관련해 합계출산율도 중요하지만 인구문제는 복합적인 특성을 가진 만큼 개인의 생활방식과 문화 △직장환경 △정부의 재정 지원 등을 함께 고려하는 생태학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출산율이 높았던 스웨덴과 노르웨이,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들도 출산율이 하락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인구문제를 출산율 중심으로만 바라보기보다 개인의 선택을 존중하고 ‘가족이 있는 삶’을 원하는 사람들이 이를 선택하는 데 장애물을 없애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또한 한국의 출산율 제고 정책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며 최근 출산율이 다소 반등한 것은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특히 과거 한국의 장시간 근로문화가 낮은 출산율의 원인 가운데 하나라고 언급했다. 이에 김 회장은 주 52시간제 추진으로 근로시간이 단축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가 출산율 반등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고 그런디 교수도 이에 공감했다.

그런디 교수는 가족돌봄 과정에서 나타나는 남녀 간 격차 역시 저출산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여성 고용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이를 줄이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과거 조엔 윌리엄스 교수가 “한국은 망했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서는 합계출산율 수치만으로 인구문제를 판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인구문제는 매우 동태적이며 출산율도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만큼 무엇보다 정부 정책의 일관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이번 면담을 통해 한국뿐 아니라 대부분 국가가 인구문제를 단순히 출산율만이 아니라 다양한 관점에서 고민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최근 출산율 반등은 정부가 추진해 온 일·가정 양립 정책의 성과가 일부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는 만큼 청년들이 가족이 있는 삶을 선택할 수 있도록 현재의 정책을 일관되게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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