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서는 버스 준공영제로 인해 재정 부담에서 자유롭지 못한 서울시가 추가로 수천억원의 비용을 지원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는 게 아니냐는 문제를 제기한다. 반면 지하철 적자의 고질적 원인이었던 ‘노인 연령’의 기준을 재조정할 수 있는 첫 단추가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이병윤 서울특별시의회 교통위원장이 대표발의한 '서울특별시 어르신 교통비 지원 조례안'이 지난 15일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에서 원안 가결 됐다. 사진은 시내버스에 노인이 탑승하고 있는 모습. (사진= 뉴스1)
18일 서울시의회 등에 따르면 지하철에만 국한된 혜택을 버스까지 넓혀 교통 복지의 형평성을 맞추겠다는 취지의 ‘어르신 교통비 지원 조례안’은 상임위원회인 교통위원회를 넘어 오는 24일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있다.
조례안에는 서울시에 주소를 두고 있는 70세 이상의 어르신에게 교통비의 일부 또는 전부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가장 큰 관건은 역시 재정이다. 시의회 사무처에서는 70세 이상 고령층이 매년 5% 늘어나 올해 127만명에서 2031년에는 162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운임을 적용하면 2027년 1047억원에서 점차 늘어나 2031년 1274억원에 달하는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계했다. 물가상승률 등을 반영하지 않더라도 5년간 누적 비용은 총 5788억원에 달한다.
서울시는 버스준공영제를 시행하면서 운수업체들에게 재정지원을 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약 4500억원 가량을 지급한 것으로 추정된다. 더욱이 최근 대법원이 시내버스 근로자의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놓으면서 재정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여기에 비춰볼 때 연간 1000억원이 넘는 금액을 추가로 지급할 경우 시 재정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다만 실제로 이정도의 비용 지출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재정 추계는 서울시 70세 이상 전체를 포괄한 수치일 뿐 지원 대상이나 지원 방법 등은 시장이 정하도록 여지를 남겼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사업 계획 수립과 예산 편성은 향후 서울시와 의회 간 추가적인 협의 과정이 남아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조례안은 당장 버스비를 전액 지원하는 게 아니라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를 마련하는 단계”라며 “숙의를 거쳐 대상자와 사업 방식을 도출하는 단계가 남아있다. 1000억원이 넘는 재정이 투입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래픽= 김일환 기자)
주목할 점은 이번 조례안이 단순히 ‘복지 확대’를 넘어 고령화 사회의 뜨거운 감자인 ‘노인 연령 기준 상향’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다.
지원 대상을 70세로 규정함으로써 또 다른 대중교통의 한 축인 지하철 무임승차의 연령대를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될지 관심을 모으는 것이다.
현재 만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서울 지하철 무임승차는 서울교통공사 적자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로 서울교통공사의 지난해 공익서비스 손실액(8167억원) 가운데 무임 수송 손실이 이 중 55%에 해당하는 4488억원으로 집계됐다.
조례를 발의한 이병윤 서울시의회 교통위원장은 “지하철 무임승차 적자 문제로 노인 연령을 70세로 높이자는 사회적 여론이 높다”며 “이번 조례에서 기준을 70세로 둔 것은 향후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 상향을 위한 하나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하철 못지않게 버스를 이용하는 고령층도 많다. 지하철은 무료로 이용하지만 버스로 환승할 때는 일반 요금을 내야 해 불편함이 있었다”며 “버스비를 지원하면 장기적으로 고령층의 버스 이용도 유도해 지하철 적자 해소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처음부터 모든 대상을 전면 지원하겠다고 못 박은 것이 아니다”며 “예산 상황에 맞춰 저소득층 고령층부터 우선 시행한 뒤 제도가 안착되면 점진적으로 대상을 확대하는 등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