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목고 신설, 교육감 권한으론 한계…교육부 동의 얻어야

사회

이데일리,

2026년 6월 19일, 오전 05:51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6.3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보수 성향 교육감 6명 중 3명은 지역 내 특수목적고(외국어고·국제고·과학고 등) 설립을 공약했지만 교육감 권한만으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교육부 장관의 사전 동의가 필요해서다.

경기 화성시 동탄국제고등학교 학생들이 중간고사를 치르고 있다.(사진=뉴시스)
18일 교육계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은 교육감이 해당 지역에 특수목적고(특목고)를 새로 지정할 때 교육부 장관의 사전 동의를 받도록 했다.

해당 개정안은 특목고 신설 시 지역 간 균형발전을 고려하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선거에서 표심을 얻으려는 교육감 후보자가 특목고 지정 공약을 남발하는 사례를 사전 차단하는 의미를 갖는다.

실제로 개정안은 교육부 장관이 동의 여부를 결정할 때 ‘지정 신청을 한 학교가 속한 지역의 특목고 지정 필요성과 지역별 특목고 지정 현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미 특목고가 있는 지역에서 중복 신설을 추진할 경우 교육부 장관의 동의를 얻기 힘들어진다는 뜻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부 장관이 동의 여부를 결정할 땐 해당 지역의 특목고 지정 현황이나 신설 필요성을 고려하도록 명시하고 있어 지정 남발을 차단하는 의미를 갖는다”고 했다.

오석진 대전교육감 당선자는 대전에 국제중·고 신설을 추진하겠다고 공약했지만 이미 대전에는 대전외고가 있는 데다 인근 세종에도 세종국제고가 설치돼 있어서 중복 설치 논란이 일 수 있다. 권순기 경남교육감이 공약한 과학고 신설도 이미 경남과학고·창원과학고가 운영 중인 상황이라 비슷한 논란이 예상된다.

이미 특목고가 있는 지역에 비슷한 성격의 특목고를 또다시 설립할 경우 학생 충원이 어려워진다는 점에서 이번 개정안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다.

(그래픽= 김일환 기자)
2019년 전국적으로 42곳에 달했던 지역 단위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역시 우후죽순격으로 지정한 후유증으로 신입생 충원난을 심하게 겪다가 무려 20곳이 일반고로 전환했다. 지금은 22곳의 지역 단위 자사고가 살아남았지만 입학 경쟁률은 2024학년도 1.24대 1에서 2025학년도 1.21대 1, 2026학년도 1.09대 1로 3년 연속 하락했다.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 보수 교육감들이 신설을 공약한 외고와 국제고의 경쟁률도 2대 1을 넘지 않는다. 최근 3년간 전국 28개 외고의 경쟁률은 1.32대 1(2024학년도), 1.39대 1(2025학년도), 1.47대 1(2026학년도)을 기록했다. 국제고 8곳도 같은 기간 1.88대 1, 1.86대 1, 1.87대 1로 2대 1에 못 미치는 경쟁률을 보였다.

백병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팀장은 “교육부 장관이 동의 여부를 결정할 때 지역 균형을 고려토록 한 것은 특목고 신설 남발을 막는 필터 기능을 할 것이라며 ”어떤 사람이 교육부 장관에 임명되더라도 다수의 학생이 재학하는 일반고가 황폐화하지 않도록 정부와 국회가 추가적인 제동 장치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행령이 아닌 법률 개정으로 특목고 난립이나 고교 서열화를 차단해야 한다는 의미다.

한편 국가교육위원회는 이르면 오는 10월 발표할 중장기 교육발전계획 시안에 2032학년도 이후의 대입 개편안이 담길 예정이라 사교육 시장의 또 다른 뇌관이 될 수 있다. 새 교육감 16명 중 10명을 차지하는 진보교육감이 연대해 수능 절대평가 전환을 압박할 가능성이 거론돼서다. 만약 수능 전 영역이 절대평가로 바뀌게 되면 수능 변별력 약화로 인해 본고사를 도입하려는 대학이 늘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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