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학력 강화” 한 목소리…사교육 줄어드나

사회

이데일리,

2026년 6월 19일, 오전 05:51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6·3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시·도교육감들이 모두 학생 기초학력 강화를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중하위권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보충학습(보습) 사교육 수요 위축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기초학력 강화 정책을 실현하면 학교가 학생들의 기초학력 결손을 조기에 진단·보완, 학교 수업을 따라가기 위해 학원에 의존하던 중·하위권 학생들의 사교육 수요를 공교육이 일부 흡수할 수 있어서다. 이에 지역의 보습학원들과 중하위권 학생에 대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던 사교육업체들은 정책 향방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지역 교육감별로 일반고 강화와 특목고 신설 등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어 고입·대입을 겨냥한 사교육 시장은 수요가 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대구의 한 초등학교 교실. (사진=뉴시스)
18일 교육계에 따르면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당선된 16개 시·도 교육감들은 모두 기초학력 강화 공약을 제시했다.

정근식 서울교육감은 교육감 후보 시절 기초학력 지원 시설인 ‘서울학습진단성장센터’를 기존 11개에서 25개로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서울 내 전 자치구에 서울학습진단성장센터를 설치한다는 구상이다.

도성훈 인천교육감은 모든 초등학교에 기초학력 전담교사를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오석진 대전교육감 당선인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학생들의 기초학력을 진단하고 맞춤형 학습을 돕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교육감들이 기초학력 강화에 나선 것은 학생들의 기초학력 저하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중3과 고2 학생 중 3%를 표집해 평가하는 방식의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2024년 중3 학생 중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국어 기준)은 10.1%를 기록했다. 10명 중 1명 꼴이다.

수학의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은 12.7%였고 영어는 7.2%로 각각 나타났다. 표집평가 방식의 학업성취도 평가를 시작한 2017년과 비교하면 국어의 기초학생 미달 비율은 7.5%포인트, 수학과 영어는 각각 5.6%포인트, 4%포인트 높아졌다. 같은 기간 고2 학생들의 국어·수학·영어 기초학력 미달 비율도 상승했다.

교육감들의 기초학력 강화 정책은 중·하위권 학생들의 보습학원 수요를 줄일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보습학원은 학교 수업을 잘 따라갈 수 있도록 부족한 학업을 보충하거나 다음 학기 내용을 미리 예습시켜 주는 학원이다.

학생들의 기초학력이 오르면 학교 수업을 따라가기 쉬워져 별도의 보습 사교육 수요를 줄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실제 지난해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 일반교과의 사교육 수강 목적 중 학교수업 보충이 49.5%로 가장 많았으며 △선행학습 22.7% △진학준비 16.2% 순으로 나타났다.

(그래픽= 김일환 기자)
보습학원가에서는 중하위권 학생들의 수요가 빠지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한국학원총연합회 산하 보습학원 모임인 전국보습교육협의회의 김희수 회장은 “기초학력 지원 정책을 강화할 경우 기존에 보습학원을 다니던 중하위권 학생들의 사교육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며 “공교육의 대체재로서 맞춤형 학습을 더 강화하는 등 여러 방안을 모색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전체 사교육 시장이 축소될지는 미지수다. 진보 진영의 교육감 당선인 다수는 후보 시절 공동공약을 발표하면서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일반고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반면 보수 성향 교육감들은 과학고·국제고 신설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고교평준화 강화 공약은 일반고 내 상위권 학생들의 대입 목적 사교육 수요를, 과학고·국제고 신설은 중학생들의 고입 사교육을 부추길 수 있다. 입시 사교육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명예교수는 “교육감들의 공약이 현실화할 경우 사교육 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중하위권 학생들에게는 기초학력 강화를, 상위권 학생들에게는 일반중·일반고에서도 수준 높은 교육을 제공해야 사교육 수요의 확대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