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24.10.2 © 뉴스1 이재명 기자
서울경찰청이 사기 범죄를 비롯한 다중 피해자 사건과 사회적 주목도가 높은 사건을 병합해 수사하는 경우가 늘며, 압수수색 영장 신청 건수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경찰청을 관할하는 서울중앙지검에 영장이 몰리며, 검토 이후 청구까지 지연이 생기는 등 일선의 경찰 수사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뉴스1이 법무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찰이 서울중앙지검에 신청한 압수수색 영장(계좌추적·검증 영장 포함)은 지난 2021년 3만 1551건에서 지난해 5만 1269건으로 4년 사이 약 62.5% 늘었다.
서울 내 다른 지검에 접수된 압수수색 영장 증가세와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중앙지검 다음으로 영장이 많이 신청된 남부지검은 2021년 1만 7480건에서 지난해 2만 5248건으로 44.4% 늘었다.
다른 지검도 압수수색 영장 신청 접수 건수가 늘었지만, 같은 기간(2021~2025년) △동부지검 52.3% △서부지검 46.2% △북부지검 38.5% 등의 증가율을 보여 중앙지검 증가세에는 미치지 못했다.
11개 경찰서에 서울청까지 맡는 중앙지검…서울 外 영장까지 담당
중앙지검에 영장이 몰리는 배경에는 지검별 관할구역과 서울경찰청 산하 수사팀이 맡는 사건 증가 등이 있다.
서울 소재 5개 지검은 지역을 5개로 나눠 관할 경찰서에서 신청하는 영장을 검토하고, 송치한 사건을 기소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중 중앙지검은 남대문·종로·혜화 등 일선 경찰서 11곳 외에 서울경찰청과 경찰청까지 관할해, 담당하는 사건 수가 많다.
특히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와 광역수사단 내 금융범죄수사대 등이 일선 경찰서들이 접수한 고발 사건을 병합해 수사하는 경우가 많아지며, 이를 관할하는 중앙지검의 부담도 커졌다.
최근에는 중증 발달장애인 시설 색동원 성학대 사건처럼 서울 외 다른 지역에서 발생한, 중요한 사건들까지 서울경찰청에서 직접 수사하는 상황도 늘고 있다.
색동원은 인천 강화군에 있지만, 서울경찰청에 특별수사단이 꾸려지며 각종 영장 신청과 송치 이후 기소 및 공소 유지를 중앙지검이 맡게 됐다.
서울 내 지검별 압수수색영장 신청 현황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중앙지검 '영장 쏠림'에 처리 속도↓…일선 경찰 "수사 동력 저하"
문제는 일부 지검에 영장 등 업무가 몰리면 신속한 형사사법 처리가 어렵다는 점이다.
서울경찰청 소속 수사관들 사이에서는 과거에 비해 영장 신청 뒤 검찰이 청구 여부를 결정하는 기간이 길어지며, 신속한 수사가 어려워졌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서울경찰청의 한 수사관은 "금융자료 관련 간단한 영장도 처리에 며칠 걸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전반적으로 영장 처리에 시간이 길어진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특히 증거인멸 가능성이 커 신속한 압수수색이 생명인 사이버범죄 수사에서는 영장 처리 지연에 대한 우려가 더 크다.
다른 서울경찰청 수사관은 "영장 청구 여부 결정까지 길게는 5일이 걸리는데, (검찰에서) 작은 보완요구라도 오면 다시 5일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도 있다"며 "이런 경우 수사 동력이 급격히 떨어진다"고 전했다.
영장 담당 검사 충원에도 역부족…법조계 "관할지 조정 등 체계 변화 필요"
영장 심사에 대한 부담이 커지자, 중앙지검은 지난 2월 '인권보호부'를 기존 5명에서 6명으로 1명 늘렸다. 6명 중 3명을 실무 경험이 많은 부부장검사로 배치하기도 했다. 인권보호부는 경찰이 신청한 각종 영장을 심사한다.
하지만 인권보호부 강화 이후에도 영장 처리 지연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자, 검찰 내에선 일부 인원 조정이 아닌 관할 조정 등으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수도권의 한 부장검사는 "향후 검찰청이 폐지되면 서울경찰청에서 주요 수사를 더 많이 담당하게 될 텐데, 일부 (검사) 충원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대검찰청과 경찰청이 수사와 영장 신청·청구 체계에 관해 논의해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고 했다.
경찰 내부에서는 기존 관할지를 조정해 서울경찰청 일부 부서 사건을 중앙지검 외 다른 지검에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수사의 골든 타임'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기도 했다.
다만 이를 조정하기 위한 대검찰청과 경찰청 간 협의나 의견 교환은 그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검찰 관계자는 "향후 공소청이 경찰 수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점검하려면, 영장을 심사하는 인권보호부가 강화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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