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 당시와 달리 서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대폭 감소했을 뿐만 아니라 서울시가 새로운 방식의 치안 서비스를 도입하고 예산 지원 방식을 변경하면서다. 이에 따라 실제 시행기관인 자치구들이 줄줄이 서비스 중단에 나섰다. 하지만 치안 수요가 높은 대학가와 원룸촌 밀집 지역까지 서비스가 끊기면서 밤길 안전을 우려하는 시민들 목소리도 나온다.
도봉구 안심귀가스카우트 대원이 구민의 안전한 귀갓길을 위해 동행하고 있다.(사진= 도봉구)
18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019년 35만 955건으로 정점을 찍었던 안심귀가스카우트 이용 건수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이용 건수가 지속 감소하고 있다. 연도별 이용 실적은 △2020년 21만 278건 △2021년 17만 7805건 △2022년 12만 3239건 △2023년 12만 4001건 △2024년 7만 8380건 △2025년 4만 2850건 등이다.
특히 지난해 이용 건수는 2019년 대비 8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자치구들의 잇따른 서비스 중단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서비스를 유지한 곳은 용산구·성동구·강남구 등 13곳에 불과했다.
관악구·마포구·광진구 등 나머지 12개 구는 서비스를 중단해 이용 실적이 ‘0건’이었다. 올해 진행된 수요조사에서는 참여 의사를 밝힌 자치구가 10곳으로 더 줄어들어 사업은 더 축소될 전망이다.
안심귀가스카우트는 늦은 밤(오후 10시~이튿날 오전 1시) 홀로 귀가하는 여성과 청소년 등 범죄 취약계층을 위해 도입했다. 이용자가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사전 예약하면 노란 조끼를 입은 ‘2인 1조’의 스카우트 대원이 도보로 집 앞까지 동행한다. 지난 10여 년간 어두운 골목길을 밝히는 서울시의 대표적인 ‘인적 안전망’ 역할을 해왔다.
자치구들이 사업을 포기한 배경에는 ‘재정 부담’이 자리잡고 있다. 서울시의 전액 지원하던 해당 사업은 지난해부터 자치구가 일부 분담하게 되면서 재정 자립도가 낮거나 예산 우선순위에서 밀린 자치구들이 관련 사업 예산을 감당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올해 관련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사업을 중단했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사업 취지가 변질됐을 뿐만 아니라 예산 효율성 측면에서 지속 여부를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소수의 이용자가 반복 신청하면서 마치 ‘개인 경호원’처럼 활용하는 사례가 많았다”며 “자체 재정사업평가에서도 ‘미흡’ 판정을 받는 등 변화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대신 서울시는 치안 강화를 위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비대면 서비스 ‘안심이 앱’의 이용자를 늘리고 자치경찰위원회 등과 협력해 유사 안전 사업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내년부터는 시비 지원을 완전히 중단하고 서비스 유치를 원하는 자치구가 자체 예산을 편성해 운영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사실상 서울시 차원의 사업은 종료 수순을 밟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안심귀가서비스를 중단한 관악구·마포구·광진구 등이 대표적인 대학가이자 원룸촌, 유흥가 밀집 지역으로 1인 가구의 야간 치안 수요가 높은 곳이라는 점에서 우려한다.
여성 대상 강력범죄가 새벽 시간대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점을 고려하면 비대면 앱으로만 대체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앱은 위치 추적과 사후 신고에는 유용하지만 현장 범죄를 즉각적으로 제지하는 통제력이 없어서다.
시민들도 사후 대응방식의 비대면 기술보다 현장에서 범죄를 예방·제지할 수 있는 ‘인적 안전망’의 실효성을 강조하고 있다.
마포구 홍익대 인근에 거주하는 최모(26) 씨는 “수년 전 안심귀가스카우트를 이용해 본 적이 있다”며 “상권과 멀어진 주거 밀집 지역은 가로등 외에 빛이 없어 밤마다 무서웠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용 실적 건수만으로 판단하기 보다는 소수가 이용하더라도 상시적인 안전망으로 유지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동대문구에 거주하는 대학생 서모(22)씨도 “요즘 이상동기 범죄가 많아지는데 감시나 처벌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위급 상황 자체를 현장에서 제지할 수 있는 방안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영미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이사는 “폐쇄회로(CC)TV 확인 등은 즉각적인 대처가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예산 문제가 있다면 자원봉사자를 활용하는 방안 등을 통해서라도 안심귀가서비스를 지속 운영할 수 있도록 보완 개선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