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정문 전경. © 뉴스1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한국의 초·중·고 학생 1인당 정부 지출은 최상위권인 반면 고등교육 분야 정부 지출은 하위권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사상 처음 8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교육계에서는 초중등 교육 중심의 재정 구조를 재점검하고 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 확대를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9일 교육계에 따르면 OECD가 발표한 '교육지표 2025'에서 한국의 초·중·고 학생 1인당 정부 지출은 2022년 기준 2만1476달러로 OECD 평균(1만2438달러)을 크게 웃돌며 38개 회원국 중 2위를 기록했다.
반면 고등교육 분야 학생 1인당 정부 지출은 6617달러로 OECD 평균(1만5102달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순위 역시 38개국 중 36위에 머물렀다.
교육계에서는 초중등 교육에는 안정적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투입되는 반면 대학은 등록금과 정부 재정지원사업에 의존하는 구조여서 투자 여력 격차가 커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관계자는 "OECD 국가 중 초등교육과 중등교육 정부 투자는 최상위권인데 고등교육은 최하위권 수준"이라며 "초중등 교육에는 안정적인 교부금이 투입되지만 대학은 사실상 사업비 중심 지원에 의존하고 있어 교육·연구 환경 개선에 필요한 투자를 지속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AI 교육과 연구 인프라 구축, 우수 교원 확보 등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재정 지원이 필요하지만 등록금 동결이 장기화하면서 대학들의 투자 여력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최근 발표된 세계대학평가 결과와도 맞물린다.
영국 대학평가기관 QS가 발표한 2027 세계대학평가에서 서울대는 38위, 연세대는 42위, 고려대는 52위를 기록했다. 국내 대학 가운데 세계 30위권에 진입한 대학은 없었다.
반면 중국(홍콩 포함)은 5개 대학이 세계 3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순위권 대학 수도 99곳으로 한국(43곳)의 두 배를 넘었다.
국내 대학들은 학계 평판 지표에서는 비교적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교수당 학생 비율과 국제연구네트워크, 외국인 교수 비율 등 교육 여건과 국제화 지표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
교육계에서는 이들 지표가 대학 재정 여건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고 보고 있다. 전임교원 확충과 국제 공동연구 확대, 해외 우수 연구자 유치에는 상당한 재정 투입이 필요하지만 국내 대학들은 등록금 동결과 제한적인 정부 지원으로 투자 여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대학계 관계자는 "고등교육 분야 정부 투자 규모가 OECD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어 국가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고등교육 재정 확보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논의는 최근 교육부가 제기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논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초·중·고 학생 수는 사상 처음 500만명 아래로 떨어졌지만 반도체 경기 회복 등에 따른 세수 증가 영향으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처음으로 8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최근 교육감 당선인 간담회에서 지방교육재정 제도 개편 필요성을 언급하며 고등교육 투자 확대 가능성도 열어뒀다.
최 장관은 "OECD 평균으로 볼 때 고등교육 예산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그런 부분도 논의해 볼 사안"이라고 밝혔다.
반면 시도교육청은 학생 수 감소와 별개로 기초학력 지원과 특수교육, 돌봄, 학교 안전 관련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교부금 재배분 논의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강은희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장은 간담회에서 "다소 일방적인 지방교육재정 개편 움직임은 지방교육자치의 근간을 흔들고 교육의 질적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며 "안정적인 재정 구조가 담보될 수 있도록 개편 방향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mine124@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