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협부에 금이 가거나 결손이 생기는 상태를 ‘척추분리증’이라 한다. 비유하자면 튼튼한 기둥의 뒤쪽 잠금장치가 풀려버린 셈이다. 이 질환은 주로 체중 부하가 가장 큰 요추 4번과 5번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데, 전 인구의 약 5~6%가 앓고 있을 정도로 비교적 흔한 질환이다.
많은 이들이 외상이나 사고를 원인으로 생각하지만, 외상성으로 발생하는 척추분리증은 흔하지 않다. 대부분의 척추분리증은 선천적 해부학적 취약성과 후천적 기계적 스트레스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한다. 신생아 유병률은 0%에 수렴하나 환자의 직계 가족 내 발생률이 일반인보다 월등히 높다는 점은 강한 유전적 소인을 시사한다. 즉, 태생적으로 협부(pars interarticularis)가 얇거나 구조적으로 취약한 형질을 가진 사람이 성장기 활동이나 반복적인 과신전(hyperextension) 등 후천적 외력을 견디지 못해 발생하는 일종의 ‘피로 골절’이다.
척추분리증 자체는 무증상인 경우도 많다. 평소에는 괜찮다가 허리를 뒤로 젖힐 때 뻐근하거나, 오래 서 있을 때 하단 요추 부근에 묵직한 둔통이 느껴지는 정도다. 척추분리증을 갖고 있는 환자가 가장 경계해야 할 지점은 ‘척추 전방전위증’ 으로의 진행이다. 연결 고리가 끊어진 채로 불안정성이 지속되면, 척추 마디가 정상 궤도를 이탈해 전방으로 미끄러지며 신경을 압박하는 심각한 단계로 접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부터는 척추관 내부의 신경을 압박해 다리 저림, 방사통, 보행 장애 등 심각한 증상을 유발한다. 때문에 분리증 단계에서 적절한 관리를 통해 뼈가 미끄러지지 않도록 붙잡아두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다.
환자들이 가장 빈번하게 묻는 질문 중 하나는 “분리된 뼈를 다시 붙일 수 있는가?”이다. 아쉽게도 성인의 경우 이미 분리된 협부가 자연적으로 골유합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그러나 구조적 결함이 곧 기능의 상실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복근, 척추기립근, 둔근을 강화하여 척추를 안팎으로 지지하는 ‘천연 복대’를 형성하면 뼈의 역할을 충분히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플랭크나 브릿지 같은 코어 강화 운동이 유효한 해법이 된다.
다만, 잘못된 방식의 운동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협부 결손으로 이미 불안정한 상태에서 행해지는 무분별한 과신전 동작은 추간판(디스크)과 후관절에 과도한 하중을 전달해 퇴행성 변화를 가속화한다. 이러한 추간판과 후관절의 퇴행성 변화는 분리된 척추뼈가 전방으로 미끄러지는 척추 전방전위증으로의 진행을 초래한다. 따라서 단순히 움직임의 양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척추의 중립을 유지하며 심부 근육을 정교하게 활성화하는 전문적인 운동 처방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척추분리증 환자는 협부의 결손으로 인한 구조적 불안정성을 내포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일반인에 비해 요통 등의 증상이 더 빈번하고 쉽게 발생할 수 있다. 통증이 심한 급성기에는 운동보다는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를 병행하여 염증을 조절하는 것이 우선이다. 하지만 통증이나 신경학적 증상으로 일상생활이 현저히 저해되고, 충분한 보존적 치료에도 호전되지 않는다면 척추의 불안정성을 직접적으로 고정해 주는 척추 유합술을 고려해야 한다.
‘뼈가 분리되었다’는 사실에 매몰되어 좋아하는 취미나 운동을 지레 포기할 필요는 없다. 치료의 관건은 결손된 뼈를 다시 붙이는 것이 아니라, 그 결손을 상쇄할 수 있는 지지 구조를 만드는 데 있기 때문이다. 허리의 잠금장치가 다소 헐거워졌다면, 이제는 정교하게 단련된 근육이라는 ‘강력한 빗장’을 통해 척추의 안정성을 되찾아야 할 때다. 정확한 진단과 올바른 운동 처방이 동반된다면, 분리된 척추는 더 이상 장애물이 아닌 더 건강한 허리를 만드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