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선수가 공을 잡고 한국 진영으로 치고 들어올 때마다 서울 광화문광장과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 앞에서는 비명이 터져 나왔다. 반대로 김승규 골키퍼가 결정적인 선방을 펼칠 때마다 수천 명의 관중은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리며 환호했다.
19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거리응원에 나온 시민들이 경기를 보고 있다. (사진= 정유진 수습기자)
광화문광장은 경기 시작 전부터 포화 상태였다. 오전 9시 30분께 마지막 응원존까지 마감됐고, 오전 9시 42분께는 A·B·C 구역이 모두 차면서 경찰이 도로까지 응원 구역을 확대 운영하겠다고 안내했다.
응원객들의 전망은 엇갈렸지만 기대만큼은 같았다. 경기도 광주에서 출근 전 들렀다는 김혜인(34) 씨는 “손흥민-오현규 조합이 기대된다”며 “2대2 무승부만 해도 만족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에서 온 윤모(30) 씨는 “지난주보다 인파가 훨씬 많아졌다”며 “월드컵 열기가 확실히 느껴진다”고 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부터 거리 응원에 참여했다는 래퍼 주병우(27) 씨는 “매스컴은 무승부나 패배를 예상하지만 1차전 경기력만 보면 우리가 더 좋았다”며 “오늘은 손흥민이 제대로 보여줄 것 같다”고 기대했다.
오전 10시 킥오프 이후 광장은 탄식과 환호를 반복했다. 전반 15분 손흥민의 슈팅이 멕시코 수비수의 오버헤드킥에 막히자 곳곳에서 아쉬운 탄성이 터져 나왔다. 이어진 멕시코의 공격 상황에서는 관중들이 숨을 죽였고, 김승규의 선방이 나오자 광장은 다시 함성으로 뒤덮였다.
전반 31분 손흥민의 기회가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무산되자 관중들은 머리를 감싸 쥐었다. 전반 막판 결정적인 찬스마저 골문을 벗어나자 여기저기서 한숨이 흘러나왔다. 응원객들은 무더위 속에서도 태극기를 흔들며 “대한민국”을 연호했다.
후반 5분 멕시코의 득점이 나오자 “아이고‘, ”어쩌나“ 등의 탄식이 터져나왔다. 관객들은 머리를 부여잡고 속상한 마음을 식히려 연신 부채질을 해댔다. 다만 관객들은 ”계속 응원하자“며 서로를 독려하며 응원을 이어나갔다.
19일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 앞에서 한·멕시코 부부가 거리 응원에 나와 있다(왼쪽). 삼삼오오 모여 '모닝 맥주'를 즐기며 관람하는 시민들도 있다(오른쪽). (사진= 염정인 기자 강민혁 수습기자)
세종에서 오전 7시 기차를 타고 왔다는 엄혜련(35) 씨는 ”지난주 경기가 너무 재밌어 오늘은 안 올 수가 없었다“며 ”이강인 선수가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휴가 복귀일과 경기 일정이 겹쳤다는 육군 22사단 병장 배경확 씨는 전투복 차림으로 응원 현장을 찾아 ”오늘은 사회에서 응원하게 돼 감회가 새롭다“고 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한·멕시코 부부의 응원전도 펼쳐졌다. 한국인 서정희 씨는 ”대한민국이 이겼으면 좋겠다“고 말한 반면, 멕시코인 남편 루이스 씨는 ”바모스 멕시코(Vamos Mexico·가자 멕시코)!“를 외치며 웃었다.
여의도 응원장에서도 멕시코 선수들이 한국 진영으로 돌파할 때마다 ”안돼!“라는 외침이 터져 나왔다. 손흥민의 슈팅이 막히자 관중들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고, 김승규의 선방에는 박수와 함성이 쏟아졌다.
관악구에서 온 김창수(26) 씨는 ”후반에는 꼭 골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