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오늘] 친구 때려 살해하고는…'명품 모자'쓰고 나온 10대

사회

이데일리,

2026년 6월 20일, 오전 12:01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7년 전인 2019년 6월 20일. 사회적 공분을 불러일으킨 ‘광주 10대 집단폭행 사망 사건’에 대해 광주 북부경찰서가 고의적 살인으로 보이는 정황들이 피해자의 몸에서 나왔다고 밝혔다.

2019년 6월 친구를 때려 숨지게 한 10대 4명 사건이 검찰로 송치됨에 따라 구치감으로 압송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A군(당시 18세) 등 10대 소년 4명은 2018년 광주의 한 직업학교에서 B군(당시 19세)을 처음 만났다. 이들은 사건 발생 3개월 전인 2019년 3월부터 B군을 꼬드겨 함께 원룸에서 지냈고, B군에게 집안일을 시키거나 폭언과 조롱을 하는 등 괴롭힘을 일삼았다.

또한 이들은 B군이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 75만원과 월세 보증금 등을 자신들의 유흥비로 갈취하고, 가족에게도 돈을 보내도록 협박하기도 했다. 심지어 A군 일행은 세면대에 물을 받아 B군에 물고문을 하기도 했으며, 하루에 100회 이상 주먹과 발길질을 하는 등 상습적 폭행을 가했다.

사건은 같은 해 6월 9일 발생했다. 이날 A군 일행은 B군이 자신들의 폭행에 의식을 잃고 쓰러지자 이불만 덮어두고 현장을 떠났다. 그리고 렌터카를 빌려 고향인 전북 순창으로 도주했다. 이후 하루 뒤인 10일 밤 10시 40분 전북 순창경찰서에 “광주 원룸에 우리가 때려 죽은 친구 시신이 있다”고 자수했다.

경찰에 따르면 A군 등 4명은 “B군이 말을 듣지 않아 재미 삼아 괴롭혀왔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놀리기 게임’으로 B군을 폭행한 직후에도 “차에서 담배를 가져오라는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며 B군을 방에 가두고 또 폭행했다. 결국 쓰러진 B군은 영영 깨어나지 못했다.

부검을 진행한 B군의 몸은 처참했다. 생전에는 잦은 폭행으로 허리를 펴지 못했고, 눈도 심하게 부어있었다. 사망 당시에는 늑골이 다수 부러지고 전신 근육이 손상돼 있었다.

사진=JTBC 캡처
B군의 유족 측은 당시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가해자들은 주먹과 발길질도 모자라 우산, 철제 목발 등이 휘어질 정도로 폭행해 동생 몸에는 멍 자국뿐이었다”며 “영안실에서 본 동생의 시신에는 배꼽마저도 어디에 있는지 위치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였다”고 호소했다.

잔혹한 폭행에 경찰은 A군 일행에 ‘살인죄’를 적용해 검찰로 송치했다. 검찰로 압송될 당시 이들은 명품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 하지 않아 더욱 분노를 샀다.

재판부는 A군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범행에 가담한 C군에게는 징역 17년, D군과 E군에게는 소년법에 따라 장기 15년·단기 7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별다른 이유 없이 함께 살던 피해자를 1~2개월 동안 지속해 폭행하고 월급을 갈취했다”며 “폭행 구실을 만들려고 놀이를 시키고 피해자를 조롱하는 노래를 만드는 등 인간성에 대한 어떠한 존중도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들은 매우 잔혹한 방법으로 불과 18세의 어린 나이인 피해자를 참혹하게 살해했다. 범행 직후에도 피해자의 휴대전화 메시지를 삭제하는 등 은폐를 시도해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상당 기간 사회와 격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