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당일 현장에서는 이미 투표용지 부족 문제가 접수됐지만 지휘부 보고가 늦어진 것으로 나타난 데다,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된 투표용지 인쇄 기준 축소 방안 역시 선거 6개월 전 위원회에 보고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책임론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20일 중앙선관위가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지난 6월 3일 오후 5시 20분께 선관위 대변인으로부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처음 보고받았다. 투표 마감 시각인 오후 6시를 40분 앞둔 시점이었다.
반면 선관위 선거상황실은 이보다 앞선 오후 4시 25분께 서울 송파구 가락2동 제3투표소의 투표용지 부족 관련 항의 전화를 접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선관위는 오후 5시 8분께 해당 사안을 공식 인지했다고 설명했지만, 상황실 접수 이후에도 신속한 보고 체계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5일 오후 경기 과천 중앙선관위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 관련 대국민 사과를 마치고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사태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된 투표용지 인쇄 기준 축소 과정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이 중앙선관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투표용지 최소 인쇄 기준을 기존 유권자 수의 60%에서 50%로 낮추는 내용은 지난해 11월 24일 열린 제15차 중앙선관위 회의 보고 안건에 포함돼 있었다.
당시 회의에는 노 전 위원장과 위철환 상임위원이 참석했으며, 선관위는 이후 지난해 12월 종합관리지침과 절차사무편람을 개정해 해당 기준을 반영했다.
이는 앞서 진상규명위원회가 “노 전 위원장이 인쇄 매수 축소와 관련한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던 내용과 차이가 있는 대목이다.
조현욱 진상규명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노 전 위원장이 추가 소명을 통해 해당 내용이 회의 보고 자료에 포함돼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당시 자료를 세부적으로 검토하지 못한 채 기억에 의존해 답변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는 선거 관리 실패와 관련한 책임 규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은혜 의원은 “국민의 참정권과 직결된 선거 관리 실패의 의사결정 과정을 명확히 규명해야 한다”며 관계자들에 대한 강제수사 필요성을 제기했다.
한편 진상규명위원회는 이날 노 전 위원장을 포함한 선관위 관계자 12명에 대해 수사 의뢰를 중앙선관위에 권고했다.
선관위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노 전 위원장은 2022년 5월 취임 이후 올해 5월까지 공명선거추진활동비와 회의 참석 수당, 안건 검토 수당 등 명목으로 총 1억7910만원을 지급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선관위의 보고 체계와 의사결정 구조 전반에 대한 책임 규명 요구가 커지는 가운데, 향후 수사와 추가 조사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