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마다 뒤집힌 ‘4대강 사업’…보 처리 논쟁 재점화[이영민의 알쓸기잡]

사회

이데일리,

2026년 6월 21일, 오전 10:01

[편집자 주] 탄소중립부터 RE100(기업의 사용전력량의 100%를 2050년까지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겠다는 자발적 캠페인), 환경·사회·지배구조(ESG)까지. 뉴스에 나오는 기후·환경 상식들. 알쏭달쏭한 의미와 배경지식을 하나씩 소개합니다. 이번 주말에 ‘알아두면 쓸모 있는 기후 잡학사전’(알쓸기잡)에서 삶과 밀접히 연결된 뉴스를 접해보세요.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4대강 재자연화 검토를 위해 충남 공주시 공주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사진=뉴스1, 기후부 제공)
[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지난 10일 금강 백제보의 수문이 열리면서 과거 4대강 사업으로 금강에 구축한 3개 보를 모두 개방했습니다. 이번 개방은 올해 처음 시행된 녹조 계절관리제에 맞춰 이뤄졌는데요. 정부는 기후변화와 4대강 개발로 인한 지역사회의 녹조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앞서 백제보 상류의 세종보와 공주보 수문을 열었습니다. 이재명 정부는 4대강 재자연화를 목표로 나머지 보의 처리 방안에 대해서도 연구 중인데요. 오늘은 정권마다 논란의 대상이 된 4대강 사업을 알아보겠습니다.


◇예산 낭비부터 녹조 우려까지…끊이지 않은 찬반 공방

4대강 사업은 이명박 정부가 대통령 후보 시절 서울부터 부산까지 내륙수운으로 잇는 ‘한반도 대운하’ 공약의 대안으로 추진한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등의 정비 사업으로 2013년초 공사를 완료했습니다.

하천의 바닥에 쌓인 토사를 파내고(준설), 보 16개(한강 3개·낙동강 8개·금강 3개·영산강 2개)와 댐 3개(영주댐·보현댐은 신규·기존 안동댐과 임하댐은 연결)를 건설해 노후 제방을 보강하면서 기존 농업용 저수지의 둑을 높이는 사업 등이 주요 내용입니다. 이를 두고 야당과 환경단체는 예산 낭비와 부실공사, 자연환경 훼손이 생길 수 있다고 반대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4대강으로 설치된 보의 존치와 재자연화를 두고 옥신각신했습니다. 사업의 경제성과 환경영향은 줄곧 논쟁거리가 됐고 연이어 감사 대상이 됐습니다. 감사는 4대강 사업을 추진한 이명박 정부 때에만 2번,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 때 각각 1차례씩 실시했습니다. 윤석열 정부 때는 문재인 정부의 금강·영산강 보 해체·상시개방 결정의 적절성을 따지는 감사가 한차례 더 이뤄졌습니다.

2011년 감사원은 4대강 사업이 예비 타당성조사, 환경영향평가, 문화재조사 등의 법적 절차를 제대로 밟지 않았다는 논란과 관련해 문제가 없었다고 봤습니다. 하지만 2013년에는 4대강에 설치된 보에 설계 기준을 잘못 적용하거나 제대로 된 검증 없이 시공해 시설물 일부에 피해가 발생했고, 근본적인 보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죠.


◇5번의 감사 후 다시 추진되는 재자연화…9월 일부 보 처리방안 공개

2018년 감사에서는 4대강의 경제성이 낮게 평가됐습니다. 비용 대비 편익 비율(B/C)이 1.0을 넘어야 경제성이 있다고 보는데 4대강 사업은 0.21에 불과했죠. 다만 감사원은 분석 기간에 홍수가 없어서 홍수예방 편익이 0원으로 처리된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건을 달았습니다.

홍수예방·수자원 확보 면에서는 해당 사업으로 74㎞ 구간의 홍수위험이 줄었지만 53.7㎞ 구간은 여전히 치수안전도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수질의 경우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과 조류 발생의 지표인 클로로필-a(조류농도)이 개선된 곳과 악화한 곳이 섞여서 나타났습니다.

당시 감사에서 가장 문제된 대목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발언이었습니다. 감사원은 이 전 대통령이 대운하사업 중단을 선언한 후 “4대강 물그릇(수자원 확보량)을 8억t으로 늘리고 낙동강 최소수심을 6m로 하라”고 지시하자 국토교통부가 지시 근거도 모른 채 ‘4대강 살리기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고 밝혔습니다.

옛 환경부도 4대강 사업으로 보를 설치하면 조류농도가 증가할 것이란 예측결과가 나왔지만 “조류와 관련된 표현을 삼가 달라”는 대통령실 요청 등에 따라 공론화를 하지 않고 침묵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문재인 정부 시절 4대강 사업 전반에 대해 진행된 감사에서는 4대강 사업이 사실상 대운하 사업으로 추진된 배후가 ‘대통령실’이 아니라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지시였음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 결과도 2023년 문 정부의 금강·영산강 보 해체·상시개방 결정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환경부의 위법·부당 행위가 있었다는 감사 결과가 나오면서 또 다시 논란거리가 됐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4대강 재자연화를 국정과제로 삼으면서 문 정부의 기조를 이어받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그리고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해 “2017년부터 수질·수상태계 등 14개 분야를 지속해서 모니터링해 축적한 과학적 자료를 토대로 4대강 재자연화를 추진 중”이라면서 오는 9월 일부 보에 대한 처리방안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나머지 보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의사 결정 절차와 방법을 연말까지 제시한 뒤 처리 방안을 마련해 국가물관리기본계획에 반영할 방침입니다.

이를 위해 기후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 3월 4대강 16개 보를 해체 또는 개방했을 때 수질 변화를 예측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했습니다. 재자연화가 이뤄지면 4대강 사업에 적응한 지역에서는 농업용수 확보와 지하수 관리가 어려워진다고 반발할 수 있습니다. 이 사업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알쓸기잡에서도 계속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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