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개표소 봉쇄 시위가 열리고 있는 서울시 송파구 올림픽경기장 핸드볼경기장 한편에 '올공 유치원' 코너가 마련돼 있다. 2026.06.21/© 뉴스1 김범수 수습기자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는 봉쇄 시위가 17일째 이어지는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가족 단위 참가자들을 위한 이른바 '올공 유치원'이 등장했다. 주말을 맞아 가족 단위 시위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21일 오후 송파구 개표소로 지정된 핸드볼경기장 주변에는 평소보다 어린이를 동반한 시위자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유아차에 아이나 반려동물을 싣고 온 참석자도 보였다. 자·손녀의 손을 잡고 참석한 시위자들도 있었다. 이들은 "부정선거 재선거" 구호를 외쳤다.
2-3 출구 앞에는 '올공 유치원'(올림픽공원 유치원)도 마련됐다. 돗자리 위에 간이 책상을 설치해 아이들이 태극기를 그리기나 태극기 모양 키링 만들기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한 아이는 얼굴에 무궁화 모양 페이스 페인팅을 받기도 했다.
한 중년 남성은 "올공 유치원 파이팅"이라며 흐뭇하게 웃었다.
이날 오후 5시 30분 기준 시위 현장에는 경찰 비공식 추산 5000여 명이 모였다. 최대 1만여 명이 집결했던 전주보다도 절반가량 감소한 인원이다. 시위 동력은 초기보다 약화한 분위기였지만 현장으로 인구 유입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 저녁 식사 시간을 전후로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
서울도시데이터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올림픽공원 실시간 인구는 4만~44000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가장 많은 연령대는 20대(37.8%)로 나타났고 30대(23.2%)가 그 뒤를 이었다.
2030 청년층 인구가 증가에는 일본 밴드 '킹누'(King Gnu)의 콘서트와 인근 뮤직페스티벌 공연을 보러온 관람객 수도 영향을 줬다. 킹누 공연이 열리는 케이스포 돔(KSPO DOME)의 관객석은 1만5000석에 이른다.
21일 서울시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인근에서 비폭력 시위를 주장하는 여성이 피켓을 들고 홍보하고 있다. 2026.06.21/© 뉴스1 권진영 기자
이날 시위 현장은 오전부터 비폭력 평화시위를 주장하는 이들과 음모론을 주장하는 이들이 공존했다.
한 여성 시위자는 "오늘 오전 10시 한국체육대학교에 김민석 총리와 경찰청장의 방문이 예정돼 있습니다!! 어떤 상황에도 폭력, 물리적 충돌 빌미 X 끝까지 평화롭게 질서 있게 우리의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라는 팻말을 들고 일대를 돌아다녔다.
'선관위 개혁 관련 시민 토론회' 참석차 인근 한국체육대학교를 방문하는 김민석 총리가 이후 시위 현장을 찾을 수도 있다는 소문이 들리자, 분위기가 격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1-3 게이트 주위에도 "잊지마! 서부지법 또 반복할 순 없다!" "우리는 끝까지 비폭력" 등 피켓이 붙어 있었다. 지난해 1월 19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에 반대하는 시위자들은 서부지법에 난입해 창문을 깨고 내부 기물들을 파손하는 등 폭동을 일으켰다가 줄줄이 유죄 선고를 받은 바 있다.
반면 경기장 한편에선 부정선거론자인 황교안 자유와혁신 대표, 유튜버 전한길 씨(본명 전유관) 등이 봉쇄 시위 농성자들을 격려했다.
일부 시위자가 핸드볼경기장 바로 옆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 경기장 대기열 펜스에 시위 관련 현수막을 붙이려다 공연 주최 측 경비와 말다툼을 벌이는 일도 발생했다.
2-5 게이트 앞 바닥에는 투표용지 등 사진이 '부정선거의 증거'라며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사진을 둘러싼 시위자들은 "나는 공산당이 싫어" "반공 멸공" 등 피켓을 들고 서 있었다.
21일 서울시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인근 보도블럭에 투표용지 등 사진이 붙어 있다. 시위자들은 해당 사진들이 부정선거의 증거라고 주장했다. 2026.06.21/© 뉴스1 김범수 수습기자
한편 지난 7일 심야 외부인 3명이 무단침입한 통로 주변에는 출입 금지선이 쳐졌다. 또 "선거 관련 핵심 증거물이 보관돼 있는 특수 공간"이라며 선관위 관계자·경찰·대한체육회·정당 정치인·일반인 등 전원의 출입을 금한다는 안내문이 나붙었다. 단 안내 주체는 고지되지 않았다.
경찰은 무단침입 사건과 관련해 경기장 관리 주체인 한국체육산업개발로부터 고소장을 접수해 재물손괴 및 건조물침입 혐의 적용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다.
이날 서울 도심 곳곳에는 6·3 지선과 관련된 집회 시위가 접수됐다. 올림픽공원 개표소에서 부정선거 및 각종 음모론과 관련된 주장이 나오자 이와 거리를 두려는 이들이 활동 무대를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오전 10시부터 종로구 보신각 앞 인도에서는 국민참정권 침해 규탄 시위가, 오전 11시부터는 올림픽공원역 4번 출구 앞에서 개표소 봉쇄를 규탄하는 시위가 열렸다.
21일 서울시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지하 기계실로 통하는 입구에 출입 금지선이 쳐져 있다. 2026.06.21/© 뉴스1 김범수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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