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좋은 곳으로 가길"...故 이채원 양 49재 추모식

사회

이데일리,

2026년 6월 21일, 오후 07:46

[이데일리 박준형 기자] 한밤중 귀갓길에서 괴한의 습격을 받아 숨진 여고생 고(故) 이채원(17) 양에 대한 49재 추모식이 엄수됐다.

21일 오후 이채원 학생 추모모임 등은 광주 광산구 광주광역시교육청시민협치진흥원 주차장에서 이 양의 추모식을 열었다.

추모식에는 이 양의 유가족을 비롯해 원민경 성평등가족부장관, 박균택·임문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고인의 생전 친구와 광주지역 시민단체 회원, 일반 시민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추모식은 이 양을 향한 묵념을 시작으로 생전 모습을 돌아보고 기억하는 시간을 갖고, 이 양과 친분이 있던 교직원과 친구들이 단상 위로 올라 작별을 고하며 진행됐다.

정치권을 비롯한 각계각층이 재발 방지를 위한 다짐에 나서는가 하면,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광주소방지부는 생전 응급구조사가 꿈이었던 이 양에게 명예소방관증과 소방복을 수여했다.

이 양의 고교 1학년 시절 담임교사를 맡았던 정회윤씨는 추모사를 읽어 내려가다 벅차오르는 슬픔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이 양은 제 교직의 시작을 함께 한 학생이다. 학급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가장 먼저 손을 들고 가장 먼저 나서서 돕던 아이였다. 평소 배려와 행동을 몸에 익히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그런 이 양을를 지켜주지 못했다. 한 아이가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어른들이 반드시 지켜야했던 약속이었다”며 “오늘 우리는 이 양을 잊지 않겠다고 약속하러 온 것이다. 친구를 가장 소중히 여기고 사람을 살리는 사람이 되고싶어하던 이 양의 꿈을 기억하겠다”고 눈물을 쏟아냈다.

친구 김보경 양은 작별 인사가 담긴 편지를 통해 “부재가 존재를 증명한다는 말이 이런 것인 줄 몰랐다. 친구를 피해자 A양으로 불러야 했던 날 얼마나 펑펑 울었는지 모른다”며 “그 시절 우리가 나눴던 넉넉한 마음과 세상으로 첫 발을 내딛던 용기를 전부 기억하겠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곳으로 가달라”고 이 양을 추모했다.

이 양을 살해한 가해자 장윤기에 대한 엄벌 선고와 더불어 실질적인 제도 개선에 함께 하겠다는 연대의 목소리도 추모식에 함께했다.

원민경 장관은 이날 추모사를 통해 “이 양을 지켜내지 못한 현실 앞에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범죄로부터의 안전과 피해자 보호는 어떤 경우에도 소홀히 다뤄져서는 안되는 우리 사회 기본 책무”라며 “정부는 이번 사건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관계기관과 함께 피해자 보호체계를 더욱 촘촘히 살피며 피해를 예방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다시는 이와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부디 그곳에서는 아픔도 두려움도 없이 평안하기를 바란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광주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이정호)는 오는 22일 오전 10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등 살인·성폭행)·살인미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장윤기의 첫 재판을 연다.

장윤기는 어린이날인 지난달 5일 0시11분께 광주 광산구 월계동의 한 고등학교 인근 인도에서 귀가하던 이 양에게 성적 목적으로 접근하다 흉기로 살해하고 비명을 듣고 달려온 남자 고등학생(17)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고(故) 이채원 양의 49재 추모식이 열린 21일 광주 광산구 광주광역시교육청시민협치진흥원에서 추모식에 참여한 이 양의 유가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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