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우려에도 스텝 밟는 '檢 보완수사권 폐지'…법조계 "피해는 국민 몫"

사회

이데일리,

2026년 6월 22일, 오후 02:42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검찰 보완수사 전면 봉쇄에 대한 이재명 대통령 우려에도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이 이번 주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법조계에서는 수사권 없이 사실 확인 권한만 남은 검사가 기소 판단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는 근본적 의문과 함께, 제도 공백으로 인한 사건 적체 등 국민 피해가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함께 뒤따른다.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개혁추진단은 이르면 이번 주 중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국회에 전달할 예정이다. 이후 국회는 정식 발의 후 법무부·행정안전부 등 유관기관의 의견 수렴을 거쳐 입법이 마무리된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로 알려졌다. 소환조사와 압수수색 등 직접 수사 행위를 전면 제한하고 강제성이 없는 사실 확인 권한인 ‘보완조사권’만 검사에게 부여하는 방향이다. 보완조사권은 피의자·참고인 의견 청취나 관련 기관에 대한 자료 요청·조회 권한을 의미한다. 소환조사나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진술·물증과 달리 증거 능력을 인정받기 어려워 기존 보완수사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평가다.

수사권이 없는 공소청 검사가 조사권은 행사할 수 있느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당초 추진단은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안과 예외적으로 존치하는 안 등 복수의 안을 검토해왔지만 국회에 최종 전달될 개정안은 폐지안으로 사실상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개정안 초안에는 검사의 보완수사요구권을 유지하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규정도 담길 전망이다. 3개월 범위 내 이행기간을 지정하고, 기한 내 보완수사가 이뤄지지 않으면 경과확인 요청·이행 촉구·징계요구 등의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검사의 수사 지휘·감독 권한이 사라진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에 대한 수사 지도·감독 및 송치제도는 현행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 도입을 촉구해온 전건송치 제도는 이번 개정안에 담기지 않는 대신 경찰이 불송치한 사건에 대한 검사의 재수사 요청 횟수 제한을 없애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 대통령의 그간 입장과는 다소 온도차가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9일 “(보완수사권이) 악용될 여지가 없는 아예 작은 경우까지 봉쇄하면 나중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하며 “국회에 권한을 줬으니 책임도 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 대통령 발언 이후에도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는 너무나 당연하다”며 선을 그었다. 당정 간 이견이 표면화한 가운데 추진단은 이를 의식하지 않고 폐지안 제출을 강행하는 분위기다.

추진단 자문위원회는 이미 제동을 걸고 나선 상태다. 자문위는 앞서 입장문을 통해 “공소 제기 여부를 판단하는 검사에겐 기록 검토만으로 해소하기 어려운 사항을 직접 확인·보완할 권한이 필요하다”며 보완수사권의 제한적 유지를 촉구했다. 검찰 수사권 전면 박탈이라는 목표에 매몰된 나머지 제도적 공백과 부작용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형사사법제도의 근간을 재편하려는 것을 전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특히 보완수사권이 전면 금지될 경우 공소시효가 짧은 선거법 위반 사건, 구속 사건, 스토킹 등 민생 사건에서 실체적 진실 발견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법조계 곳곳에서도 보완수사요구권만으로는 경찰의 불이행·거부에 대응할 실효적 수단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오는 10월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수청 출범을 앞두고 보완수사권 존폐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현장에서는 사법경찰관이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를 불이행하거나 거부하는 사례도 나온다. 이같은 상황에서 보완수사 요구의 범위와 이행기간, 불이행 시 조치 등에 관한 구체적 규정 마련 없이 폐지를 강행할 경우 검찰과 경찰 간 ‘사건 핑퐁’ 문제가 심화되고 결국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우려다.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는 “기록만 보고 기소 여부를 판단하라는 것은 의사에게 환자를 직접 진찰하지 말고 차트만 보고 진단하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보완수사권이 전면 폐지되면 사건의 실체를 확인할 최소한의 수단마저 사라져 부실 기소나 무리한 불기소 논란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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