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직 반납 행렬' 인권위·'안창호 사퇴론' 확산…위원들도 '거취 결단' 요구

사회

뉴스1,

2026년 6월 22일, 오후 04:43

안창호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안중근의사기념관에서 진행되는 2025 인권의날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행사장에 도착했으나, 인권위바로잡기공동행동(공동행동)등 사퇴를 촉구하는 시민단체에 의해 입장이 저지되고 있다. 2025.12.10 © 뉴스1 김진환 기자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간부 4명이 안창호 인권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보직 반납을 선언한 가운데, 인권위원들 사이에서도 안 위원장의 거취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인권위는 22일 서울 중구 전원위원회실에서 제12차 전원위를 열었다.

조숙현 인권위원은 안 위원장이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열리는 13일 반(反)동성애 집회에 참여하겠다고 한 것을 비판하며 거취 결단을 촉구했다.

조 인권위원은 "동성애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확산시키는 거룩한방파제를 존중의 대상으로 삼았던 인권위원장의 잘못된 발언으로 인해서 올해도 인권위는 성소수자 인권 옹호 활동을 하지 못했다"며 "거룩한방파제 측은 올해 발표한 성명서에서도 여전히 동성애를 반사회적 성행위, 불건전한 행위라고 하면서 타인의 정체성에 대한 혐오 표현을 했다. 위원장님이 서로 존중하라고 했던 그 행사"라고 말했다.

당초 안 위원장은 서울퀴어문화축제와 반동성애 집회인 거룩한방파제 통합국민대회에 모두 방문하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됐다. 서울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는 반동성애 집회 행사 참여 취소, 성소수자 혐오 표현에 대한 반대 입장 표명을 요구하며 인권위의 퀴어축제 부스 설치를 거부했다.

결국 안 위원장은 퀴어축제와 거룩한방파제 통합국민대회에 모두 방문하지 않았다. 퀴어축제에는 앨라이(성소수자 인권 옹호자)인 인권위 직원들의 부스가 설치됐고, 이숙진·오완호·조숙현 위원이 개별적으로 축제에 방문했다.

조 위원은 "퍼레이드 행진을 하면서 특이했던 점은, 동성애 반대를 외치는 분들이 인권위 앞에 모여 '동성애 반대', '동성애는 죄악이다'라는 플래카드를 들었던 것"이라며 "인권위가 '동성애는 죄악'이라는 분들에게 뒷배가 되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했다.

조 위원은 "안 위원장 본인이 타인의 성적 지향에 대한 혐오 표현을 일삼는 행사를 존중하라는 말로 그들의 혐오 표현을 정당화시켰고, 그 결과 인권위는 퍼레이드 행렬로부터 비난과 비판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며 "위원장 개인이 가지는 종교적 양심 그 자체는 개인의 양심이니까 존중하겠지만, 그것을 우선시키고자 한다면 인권위원장 지위를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이숙진 상임위원은 안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보직 반납 선언한 직원들을 언급하며 안 위원장과 이석준 사무총장의 결단을 요구했다.

지난 22일부터 이날까지 인권위 간부 4명이 보직 반납 의사를 밝혔다. 김재석 군인권보호총괄과장, 박광우 차별시정총괄과장, 권혁장 기획재정담당관, 권익위원회에 파견 중인 윤채완 서기관이 인권위 내부 게시판을 통해 보직 반납 의사를 표했다. 윤 서기관은 다음 달 1일 인권위 인사에 맞춰 과장 보직으로 복귀할 예정이었다.

이 위원은 "국가공무원이 보직을 내려놓는다고 한 것은 어마어마한 일이고 감히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사무처가 이런 상태에 있는데 지금 앉아 계신 사무총장은 어떤 느낌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각국의 총괄과장들이 보직을 내려놓겠다는 이 상황이 발생한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시는지, 그리고 누구라도 이 상황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하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며 "네 분의 과장들은 위원장이 운영하는 인권위가 독립성과 책무성을 훼손당했고 조직 운영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은 "내란을 비롯해 사회적 약자 및 소수자에 대한 인권위의 최근 행보에 대한 깊은 우려가 대외적인 차원을 넘어서서 이제 내부 구성원 스스로도 현재의 인권위를 인권 기구로 인정하지 못한다는, 불신한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며 "인권위와 직원들의 피해가 더 이상 커지지 않도록 위원장과 사무총장이 인권위 정상화 방안을 고민하시고, 이를 위한 결단을 조속히 내려주시기를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했다.

이에 대해 안 위원장은 "우리 직원들의 의견 표명을 잘 보았다"며 "법과 인사 원칙에 따라서 인사가 이뤄질 것이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

안 위원장은 '2025 인권위 인권보고서 보고의 건' 보고가 마친 후 "퀴어축제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다. 언젠가는 할 거니까 잘 이해해 주기 바란다"며 "가려고 했는데 저쪽(퀴어축제 조직위)에서 원칙적으로 거부했고, 다시 한번 의견을 묻자는 의견도 있어서 물어보려 했는데 돌발 상황이 발생해서 그렇게 됐다"고 했다.

한편 인권위 간부들이 연이어 보직 반납을 선언하고 있는 것은 안 위원장이 지난해 2월 윤석열 방어권 보장 안건을 통과시키고 최근 퀴어축제에 불참한 것 등에 대한 반발의 의미다. 안 위원장은 취임 직후부터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반인권적 언행으로 인해 인권위 안팎에서 비판을 받았다.

sinjenny97@news1.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