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스1)
◇내란중요임무·직권남용 유죄…12·3 계엄은 ‘내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진관)은 22일 박 전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및 직권남용 등 혐의 선고기일을 열고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건희 여사의 수사 무마 의혹과 관련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금지 혐의에 대해 공소기각하면서도, 주요 혐의인 내란중요임무종사 및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서 유죄로 인정했다.
먼저 재판부는 12·3 비상계엄에 대해 “헌법에 보장한 의회의 정당성을 부인하는 위헌위법 한 포고령을 발령해 국회와 선관위 출입을 통제하는 것은 내란 행위”라며 “국민이 선출한 권력자 윤석열과 추종세력에 따른 친위 쿠테타”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기존 ‘아래로부터’ 벌어진 내란 사건을 양형 기준으로 삼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내란 가담 세력이 ‘을지연습’ 등을 실행한 것은 내란의 예행연습이라며 엄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박성재는 법무장관으로 검찰 출입국관리 등을 관장해 헌법 수호할 더 무거운 책임이 있다”면서 “그럼에도 박성재는 의무를 외면하고 오히려 비상계엄에 가담했다”고 질책했다.
특히 재판부는 박 전 장관이 수행한 임무가 ‘윤 전 대통령의 정치적 반대세력을 제압해 비상계엄 해제요구를 저지하려는 내란의 필수적인 역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와 관련 “자칫하면 국민기본권과 자유민주주의 질서에 반해 독재정치에서 장기간 헤어나오지 못할 뻔했다”고 지적했다. 또 간부회의에서 비상계엄의 위헌위법성에 대한 의견이 여러차례 제기됐지만, 박 전 장관이 이를 묵살했다며 “죄가 가볍지 않아”고 강조했다.
박 전 장관은 12·3 비상계엄 당시 법무부 간부 회의를 소집하고 법무부 출입국본부 출국금지팀에 비상대기를 명령하고 검사들의 합동수사본부 파견 검토, 교정시설 수용 여력 점검을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법무부 검찰과에 계엄을 정당화하는 논리가 담긴 문건을 작성하게 하는 등 의무가 아닌 일을 지시한 혐의도 있다. 1심 재판부는 이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박성재 행위서 국헌 문란 목적 확인”
재판부는 이같은 박 전 장관의 행위에 주목,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과 ‘위법성 인식’이 있었고 이에 내란 범죄도 성립한다 판단했다. 또 12·3 비상계엄의 목적 중 하나로 ‘명태균 사건’이 있었으며, 실제 윤 전 대통령이 집무실에서 박 전 장관에게 이를 언급하며 12·3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밝혔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봤다.
이와 관련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박성재는 비상계엄과 관련 있는 핵심 국무위원이고, 계엄과 관련해 국무위원들에게 협조를 구할 사항에 관한 문건을 미리 작성해 두었다’는 진술을 일관되게 한 사실에 주목했다. 이외 박 전 장관이 신용해 전 교정본부장에게 서울구치소의 수용 공간 확인 및 수용 준비를 지시한 점, 심우정 전 검찰총장에게 검사의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 파견 협조를 지시한 점도 사실이라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사건과 관련해 박 전 장관이 김 여사와 텔레그램으로 소통한 뒤 수사 현황 등을 실무진에 확인한 혐의, 국회증언감정법 위반(위증) 혐의로 함께 기소된 이완규 전 법제처장의 혐의 등은 특검의 수사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공소기각했다.
한편 박 전 장관에게 중형을 선고한 형사합의33부는 앞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게도 구형보다 높은 형을 선고한 바 있다. 한 전 총리는 지난 1월 내란중요임무종사혐의로 1심에서 구형인 징역 15년형보다 높은 징역 23년형을 선고받았다. 항소심에서는 감형돼 징역 15년형이 선고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