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성 인정 범위를 의제별로 명확하게 구분하지 않다 보니 하청노조가 언제든 임금과 성과급을 의제로 올릴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경영계는 산업안전으로 사용자성을 인정받은 하청노조가 원청과 교섭에 나서며 임금과 성과급에 대한 사용자성까지 주장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하청노조와 교섭 절차를 개시한 원청은 총 96개소다. 이 중 51개소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마치고 교섭 의제·일정 등 실무협의 단계에 진입했고, 10개소는 상견례 등 본교섭 절차에 들어갔다. 노동부는 “창구단일화 절차를 진행 중인 나머지 기업들도 교섭요구 노조 확정 공고를 진행 중이거나 교섭대표노조 결정 절차를 거치고 있어 조만간 교섭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노동부가 발표한 법 해석지침을 보면 하청노조 임금에 대해 원청의 사용자성이 인정되기 어렵지만, 임금수준 등을 구체적으로 결정했다는 근거가 있거나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사용자성이 인정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김성현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상무는 “하도급 관계에서 도급인이 수급인에게 지급하는 도급액은 하청 근로자 임금의 주요 재원”이라며 “얼마든지 임금에 대해서도 도급인을 계약 외 사용자라고 주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경영계는 지노위가 일부 의제에서 사용자성을 인정한 후 나머지 의제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하는 관행이 현장 혼란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한다.
제조사 A기업의 판정문을 보면 지노위는 “노조의 교섭요구 안건 일부에 대해 실질적 지배력이 인정된다”며 “교섭요구 안건들에 대해 교섭의무가 있는지와 그 범위는 교섭 과정에서 노사 간 자율적인 협의를 통해 결정할 사항”이라고 판단했다.
임금 의제에 대해선 원청의 사용자성을 부정하면서도 노사 자율 교섭이 가능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셈이다.
양주열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원청이 (사용자성이 인정되지 않은) 교섭 의제를 거부하면 하청은 부당노동행위를 제기할 수 있고, 노동위는 그때 새로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라며 “하나의 절차 안에서 판단이 이뤄지도록, 산업현장의 혼란이 반복되지 않도록 보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의제별로 사용자성을 판단하는 절차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우선 원청과 하청노조가 본교섭을 진행하도록 지원하는 게 가장 큰 역할이라는 입장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사전에 모든 교섭 의제에 대해 일일이 (사용자성을) 확정하기 어렵다”며 “사용자성이 인정된 의제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협의하고, 나머지 의제는 자율적으로 협의하면서 이견이 생기면 부당노동행위를 통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본격적으로 교섭 절차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현장에서 문제가 많이 발생하면 전반적으로 (의제별 사용자성 판단을) 검토할 예정이지만 아직은 제도 안착이 최우선”이라고 덧붙였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가비전2050포럼 주최 '노란봉투법 시행 100일, 현장은 무엇을 말하는가?' 토론회에 참석해 있다. (사진=뉴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