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참여재판서 무죄 호소한 보이스피싱 수거책…징역 3년8개월

사회

이데일리,

2026년 6월 23일, 오전 11:54

[이데일리 염정인 기자] 보이스피싱 조직의 ‘현금 수거책’으로 활동한 60대 남성이 국민참여재판에서 만장일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방법원. (사진=이데일리DB)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장찬)는 지난 16일 전기통신금융사기피해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60대 남성 정 모 씨에게 징역 3년 8개월을 선고했다.

앞서 정씨는 지난해 3월부터 약 한 달여간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수거책으로 활동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1차 수거책들이 피해자로부터 가로챈 수표를 전달받아 다른 조직원 계좌로 수차례 송금했다.

이들은 검찰이나 금융감독원 직원인 척 피해자들에게 접근하는 기관사칭형 수법으로 총 12명을 속여 약 14억 6500만원을 뜯어낸 것으로 조사됐다.

총 네 차례의 범행으로 정씨가 챙긴 보수는 200만원 수준이다. 정씨는 수거한 수표 중 100만원을 현금으로 뽑아 그중 50만원을 갖고 나머지 절반은 1차 수거책에게 직접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외에도 정씨는 식대 등 실비 명목으로 120만원을 별도 수령했다.

정씨 측은 “수표 수거행위를 한 사실은 인정한다”면서도 “범행에 가담하는 행위라는 점을 미처 몰랐다”며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들 조직원과 공모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이 사건 재판에서 배심원 7명은 만장일치로 정 씨를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도 정씨가 자신의 행위가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다고 봤다. 법원은 “과거 피고인은 대기업 등 다수 회사에서 연구 개발직으로 일하며 사회생활을 한 경험이 있다”면서 “통상적이지 않은 채용 절차라는 점을 충분히 알아챌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구인구직 사이트를 통해 임시직으로 채용된 피고인은 회사가 인터넷에서 검색되지 않았는데도 사무실을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다”며 “자신을 뽑은 사람의 신원도 확인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씨가 윗선인 ‘김 실장’으로부터 ‘절세 목적의 인테리어 대금 수거 업무’라는 설명을 들었다고 해도 큰 돈을 잘 알지도 못하는 제3자를 통해 거두도록 한 것은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업무 방식이라고 짚었다.

이 외에도 재판부는 △카카오톡으로 건네받은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법인등록번호가 법인이 아닌 개인 인장으로 찍혀 있는 점 △실제 근로계약서에 서명·날인한 뒤 회사 측에 보낸 적이 없는 점 △1차 수거책으로부터 거액의 수표를 받으면서도 이를 증명하는 별도의 영수증 등의 서류도 나눠 갖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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