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살고 갈라섰는데 1원도 못 준다?" 국민연금 분할 청구 실체

사회

이데일리,

2026년 6월 23일, 오전 09:58

[이데일리 김주환 기자] 이혼한 배우자의 국민연금을 나눠 받는 분할연금 수급자가 최근 10년 사이 8.5배 급증했다. 그러나 전 배우자가 연금을 일시금으로 먼저 수령할 경우 상대방은 연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법적 사각지대가 존재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연금 분할연금 수급자가 10년 새 1.1만명에서 9.9만명으로 급증했다. (사진=연합뉴스)
23일 국민연금연구원 유호선·이예인 연구원의 ‘국민연금의 분할일시금 도입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1만 1802명이었던 분할연금 수급자는 지난해 6월 기준 9만 9818명으로 크게 늘었다.

수급자 중 여성 비율은 88%(8만 7491명)로 압도적 비중을 차지했다. 1인당 월평균 수급액은 2015년 말 약 18만 4000원에서 지난해 6월 약 29만원으로 상승했다. 성별 월평균 수급액은 남성이 16만 7000원, 여성이 31만원이다.

이 같은 급증세는 혼인 기간 20년 이상인 부부의 이혼 비중이 1997년 9.8%에서 2024년 36.2%로 3배 이상 늘어나는 등 황혼이혼이 가파르게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현행 국민연금법은 전 배우자가 정상적으로 노령연금을 받을 때만 연금을 나누도록 규정하고 있어 가입자 간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가입 기간이 10년 미만인 상태에서 수급 연령에 도달하거나 이민, 사망 등으로 전 배우자가 그동안 낸 보험료를 반환일시금 형태로 한 번에 찾게 되면, 이혼한 상대방은 연금을 선청구해 둔 상태에서도 분할연금을 청구할 권리가 소멸된다.

2024년 말 기준 국민연금 반환일시금 수급자는 19만 8663명에 달한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평균 수급액은 약 655만원, 최고 수급액은 1억 3411만원이다.

보고서는 이런 형평성 문제 해결을 위해 공무원연금과 사립학교교직원연금이 2018년 도입한 ‘분할일시금’ 제도를 국민연금에도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연구진은 혼인 및 가입 기간이 5년 이상이고 상대방이 반환일시금을 청구하기 전에 이혼한 경우에만 분할일시금 신청이 가능하도록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행정 비용을 고려해 대상 액수가 500만원 이상인 경우에만 신청하도록 하한선을 두는 방안을 검토 과제로 꼽았다.

연구진은 “장기적으로 독일이나 일본 등 선진국처럼 사후에 연금 액수만 나누는 방식을 탈피해야 한다”며 “이혼 시점에 즉시 연금 가입 이력과 소득 기록 자체를 균등하게 나누는 가입 이력 분할제도로 전환해야 전 배우자의 자격 변동에 종속되지 않고 이혼 후 발생할 수 있는 장애나 사망 등 다양한 위험으로부터 독립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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