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율촌 글로벌통상센터(GTRAC) 신동찬·최용환·안정혜 변호사는 최근 서울 강남구 법무법인 율촌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국제 통상의 흐름을 이같이 진단했다. WTO 체제인 이른바 ‘구통상’에서 관세와 투자를 맞바꾸는 트럼프식 ‘신통상’으로 변모하며 불확실성이 짙어져 한국 정부와 기업이 서둘러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이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의사결정 구조는 소수 측근에 의존해 즉흥적인 결정을 하는 방식”이라며 앞으로의 불확실성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오는 11월로 예정된 미국 중간선거 국면과 맞물려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정책은 더욱 정치화될 것이라 봤다. 일관된 정책보다 단기적 산업보호 조치가 강화될 것이란 해석이다.
법무법인 율촌 손도일(왼쪽부터) 경영담당 대표변호사와 글로벌통상센터 신동찬·안정혜·최용환 변호사가 이데일리와 인터뷰 직후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사진=김태형 기자)
신 변호사는 “트럼프 행정부 2기가 출범한 이래 예측불가의 혼란스러운 행보들이 계속되고 있다”며 “소위 세계 패권 국가가 가장 불안정한 요소가 되면서 통상 업무를 하는 모든 이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센터는 지난 2월 미국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 근거 상호관세 부과가 위법이라 판결하면서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고 분석했다.
안 변호사는 “지난 2월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무효 판결 이후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전 세계 교역 상대국에 10%의 이른바 ‘글로벌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며 “이는 최장 150일간 부과할 수 있어 7월 24일 이전에 무역법 301조 조사 결과를 근거로 새로운 관세를 도입할 전망”이라고 했다. 이어 “큰 그림은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지금까지 보여준 행보를 보면 언제,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모양새”라고 덧붙였다.
무역법 301조는 교역 상대국의 차별적·불공정 행위에 대해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사전 조사를 거친 뒤 제한 없는 보복성 관세를 부과할 수 있게 했다.
최 변호사는 “USTR은 지난 2일 강제노동 생산제품 수입금지 관련 무역법 301조 조사결과에 따른 경제권별 관세율을 발표했는데 한국을 포함한 46개 경제권에 대해 강제노동 생산제품 수입금지를 효과적으로 시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12.5%의 관세 부과를 제안했다”며 “미국 내 생산이 부족한 특정 광물·원자재, 일부 항공기·의약품 등은 제외했지만 나머지 주력 품목들은 사정권에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총 3500억달러(583조 1600억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조건으로 상호관세 상한을 15%로 정한 한·미 관세협상도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단 우려가 뒤따른다. 현재 USTR은 무역법 301조에 근거, 앞선 강제노동 외에도 교역 상대국 제조업의 구조적 과잉생산에 대한 조사도 진행 중이어서다. 과잉생산에 대해 2.5% 이상 관세가 부과된다면 15% 상한은 사실상 지켜지지 않는 셈이다.
최 변호사는 “트럼프 행정부는 자동차나 철강, 알루미늄, 반도체, 의약품 등을 대상으로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 관세 부과 여부를 놓고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굉장히 모호한 국가안보를 요건으로 한 품목별 관세 부과 가능성에 결과적으로 무역법 301조에 의해 관세가 15%로 정해진다 해도 그걸 넘어서는 품목들이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 강남구 법무법인 율촌 글로벌통상센터 최용환(왼쪽부터)·안정혜·신동찬 변호사, 손도일 경영담당 대표변호사가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김태형 기자)
한국 기업들은 불확실성을 기본 전제로 두고 내부 구조를 바꾸는 준비를 해야할 시점이라고 율촌 글로벌통상센터는 조언했다.
안 변호사는 “예컨대 공급망에서 협력업체들로부터 ‘강제 노동과 관련되지 않았다’는 증명서를 받아두는 등 여러 가지 안전장치를 설치하면 무역법 301조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며 “일부 협력업체가 강제노동과 관련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도 해당 시스템이 있는 것만으로도 미국 측으로부터 정상참작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개별 기업들은 정부와의 적극 소통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상은 결국 정책의 문제이기 때문에 정부가 개별 기업들이 처한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한 대응책 등 관련 정책 수립이 어렵단 취지다. 자체 역량을 갖추기 어려운 중견기업 등은 수출 바우처 사업 등 정부 여러 부처 지원안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단 조언이다.
율촌 글로벌통상센터는 신·구통상에 모두 전문성을 갖추고 정부와의 소통 창구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최근 트럼프발 통상 압박 대응 파트너로서 충분히 제역할을 할 수 있단 자신감을 내비쳤다.
먼저 과거 구통상에 방점이 찍힌 다른 대형 법무법인 대비 율촌은 반덤핑이나 상계관세 등 WTO 체제 전문인 안 변호사, 미국 정부의 제재 조치를 방어하고 기업 내부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강점을 가진 신 변호사, 상호관세와 공급망 이슈에 능통한 최 변호사 등 ‘삼박자’를 갖췄다고 자부했다.
이날 인터뷰에 동참한 손도일 율촌 경영담당 대표변호사는 “통상이란 건 결국 국가의 정책 영역이라 세밀하고 깊이 있는 이해가 필수”라며 “글로벌통상센터 주축인 세 변호사 모두 각자의 영역에서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했다. 이어 “통상은 통상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과도 맞물려있다”며 “율촌이 갖춘 내외부 다양한 주체들과의 유기적 결합 체계는 확실한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