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뢰인에 "감방가게 해주겠다"…'공갈미수' 변호사 벌금형 확정

사회

뉴스1,

2026년 6월 24일, 오전 06:00

서울 서초구 대법원. © 뉴스1 구윤성 기자

법왜곡죄 시행 뒤 조희대 대법원장을 처음 고발한 것으로 알려진 변호사가 의뢰인에게 형사고소 등을 언급하며 성공보수를 요구한 혐의로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공갈미수 혐의로 기소된 변호사 A 씨의 상고심에서 벌금 20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A 씨는 2016년 전문건설업체 실질 운영자인 B 씨 측으로부터 하도급법 위반 공정거래위원회 제소 사건을 수임하며 착수보수로 3000만 원, 성공보수는 제소 결과에 따라 지급받는 내용의 위임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는 제소 후 정당한 사유 없이 계약을 해지해도 성공보수 지급 의무는 유지된다는 조항이 담겼다.

그러나 A 씨의 업무 수행에 불만을 가진 B 씨는 해지 의사표시 없이 다른 변호사들에게 변론 업무를 맡겼다. 이후 감정 절차가 진행돼 2019년 7월 상대 회사가 17억 원을 공탁하자 B 씨 측은 이를 수령했다.

A 씨는 B 씨 측이 성공보수를 지급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B 씨 회사 담당자에게 "성공보수를 주지 않으려는 속셈을 이미 파악하고 있다"며 "진행 상황을 보고하지 않으면 형사고소와 민사소송을 제기하겠다"는 문자를 보냈다.

또 "개망신당하고 감방 가도록 해주겠다"며 "다른 회사 회장도 재작년에 성공보수 떼먹으려다가 징역 1년 살게 해줬으니 B 씨도 기다려라" 등 압박하는 문자도 발송했다.

실제 A 씨는 B 씨를 사기·건설산업기본법 위반·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지만, 불기소 처분 등을 받았다. 법원은 A 씨가 2019년 3월부터 7월까지 15회에 걸쳐 B 씨를 협박했으나 B 씨가 응하지 않아 미수에 그쳤다고 인정했다.

검찰은 A 씨가 위임 업무를 수행하며 알게 된 B 씨 측 내부 정보를 이용해 돈을 받아내려 한 것으로 보고 재판에 넘겼다.

1심은 A 씨의 행위가 권리 행사를 빙자해 사회 통념상 허용되는 범위를 넘어선 협박에 해당한다고 보고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했다.

이 사건과 별도로 A 씨 소속 법무법인은 2019년 10월 B 씨를 상대로 성공보수 약정금 3850만 원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민사 1심은 2020년 8월 B 씨가 A 씨 소속 법무법인에 2695만 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고, B 씨의 항소도 기각돼 확정됐다.

다만 형사사건 1심은 "피고인이 실제 검찰이나 세무서 등에 압력을 넣을 수 있는 지위에 있지 않더라도 고소, 고발로 조사받게 되는 것 자체가 불이익을 당할 위험이 있다는 위구심을 일으킬 만하다"고 판단했다.

또 성공보수금 채권은 민사소송 등 정당한 절차로 확정받으면 될 문제라며 A 씨의 행위에 긴급성이나 중대한 공익상 사유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2심은 유죄 판단을 유지하면서도 민사소송에서 2695만 원의 성공보수금 채권이 인정된 점, B 씨와 합의해 B 씨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해 1심을 파기하고 벌금 2000만 원으로 감형했다.

A 씨는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A 씨는 불복해 재판소원을 청구했으나 정식 판단을 받지 못하고 전날(23일) 각하됐다.

A 씨는 2024년 의대 증원을 둘러싼 행정소송에서 의료계 측을 대리한 변호사로 알려졌다. 올해 3월 법왜곡죄 시행 뒤엔 조 대법원장과 박영재 대법관을 법왜곡죄 혐의로 고발했다.

sae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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