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클리닉] 고난도 무릎수술, 전담팀으로 정확도 높여

사회

이데일리,

2026년 6월 24일, 오전 07:21

[이데일리 이순용 의학전문기자] 허벅지뼈와 정강이뼈 사이에는 반월연골판이라는 초승달 모양의 구조물이 있다. 무릎에 가해지는 체중을 넓게 분산시키고 충격을 흡수하는 ‘쿠션’ 역할을 한다. 이 쿠션이 심하게 손상되면 그 아래 관절연골이 빠르게 닳으면서 젊은 나이에도 퇴행성 관절염으로 진행할 수 있다.

특히 스포츠 활동이 많거나 활동성이 높은 젊은 환자에게 반월연골판 손상은 단순한 무릎 통증이 아니다. 연골판을 많이 절제한 뒤 통증이 계속되거나 관절 간격이 좁아지면 관절염으로 진행하는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이때 무릎 관절을 최대한 보존하기 위한 마지막 치료 선택지 중 하나가 기증받은 반월연골판을 이식하는 반월연골판 이식술이다.

건국대병원은 2022년 7월 반월연골판이식 클리닉을 개설하며 젊은 환자의 무릎을 보존하는 고난도 이식 수술 분야에서 전문 진료 체계를 선도하고 있다. 이동원 클리닉장(정형외과 교수)은 매년 50건 이상의 반월연골판 이식술을 시행하며 국내에서 손꼽히는 임상 경험을 축적해 온 연골판 이식술 전문가다.

◇수술 성공 좌우하는 1~2㎜ ... 전담팀이 정확도 높여

반월연골판 이식술은 정형외과에서도 난도가 높은 수술로 꼽힌다. 기증받은 조직을 환자의 무릎 구조에 맞게 정확히 위치시켜야 하는데 1~2㎜의 작은 오차만으로도 이식편이 제 위치를 벗어나거나 재파열될 수 있어서다. 수술이 잘 되려면 집도의의 술기뿐 아니라 이식 조직을 준비하고 다듬는 과정까지 정확해야 한다.

건국대병원 반월연골판이식 클리닉은 체계적인 전담팀 시스템으로 운영한다. 특히 병원 차원에서 이식건 전문 간호사의 역할을 명확히 보장해, 수술실 내 기증 조직 준비 과정의 전문성을 높였다.

이 교수와 10년 가까이 호흡을 맞춰온 이 전문 간호사는 반월연골판에 붙은 뼈 블록을 환자의 뼈 터널에 맞게 정교하게 다듬고, 집도의가 이식할 수 있는 상태로 정확한 타이밍에 전달한다. 이처럼 고정된 팀이 같은 역할을 반복적으로 수행하면서 숙련도가 축적되고, 이는 수술 시간 단축과 정확도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수술실 밖에서는 전담 PA(Professional Assistant) 간호사가 이식팀의 핵심 코디네이터 역할을 맡는다. 전담 PA 간호사는 환자 명단 관리와 선별, 기증 조직 확보 후 수술 일정 조율, 건강보험 적용 상담, 입원 전 검사 및 수술 전후 안내까지 연결한다. 이를 통해 환자는 복잡한 절차를 체계적으로 안내받고, 의료진은 수술과 치료 계획에 집중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된다.

건국대병원 반월연골판이식 클리닉의 이동원(왼쪽부터) 교수, 홍원기 이식건 전문 간호사, 이현지 PA 코디네이터, 조승익 재활팀장. (사진= 건국대병원)
◇한국인 특성 연구, 맞춤형 치료의 기초

이 교수는 한국인을 비롯한 동아시아인에서 흔한 원판형 반월연골판 환자군을 분석해 무릎 뼈의 형태와 관절 구조가 이식 연골판의 안정성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확인했다. 환자 고유의 해부학적 특성을 반영해야 이식술의 정확도와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는 근거를 제시한 것이다.

이러한 접근은 재활 과정에도 반영됐다. 반월연골판 이식술은 이식편이 관절 안에서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시간이 필요해 빠른 회복보다 체계적인 보호와 단계적 복귀가 중요하다. 건국대병원 클리닉은 스포츠의학센터와 연계해 보조기 착용, 체중 부하 조절, 관절 운동 범위 조절, 근력 및 기능 회복 훈련 등을 환자 상태에 맞춰 단계적으로 시행한다.

수술·재활 프로토콜의 임상 결과는 정형외과 분야 권위지인 미국 스포츠의학회 저널에 발표돼 2019년 대한슬관절학회 해외학술지 부문 최우수 논문상을 수상했다.

◇3D 프린팅 기반 맞춤형 연골판의 미래를 향해

반월연골판 이식술은 국내외 장기 추적 데이터상 10년 생존율이 60~70%에 달할 정도로 임상적 결과가 검증된 수술이다. 하지만 현재의 반월연골판 이식술에는 현실적인 한계도 있다. 환자에게 맞는 기증 조직을 확보해야 수술이 가능해서다.

또 공장에서 똑같이 만들어내는 인공 삽입물과 달리, 조직마다 크기와 모양, 탄성, 상태가 조금씩 다를 수밖에 없다.

이 교수는 “기증 조직 자체의 한계를 극복하고 이식 성공률을 무결점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결국 차세대 기술인 ‘환자 맞춤형 연골판 제작’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세계적인 무릎 재생 연구 거점인 미국 샌디에이고의 스크립스 연구소에서 3D 프린팅 기반 스캐폴드 설계와 생체재료, 줄기세포 치료를 접목한 차세대 무릎 재생 치료의 가능성을 살펴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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