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수포자' 비율 역대 최대인데…"통계만 있고 대책 안 보인다"

사회

뉴스1,

2026년 6월 24일, 오전 07:30

중학교 3학년 중 수학 교과 학업성취 수준이 매우 낮은 사실상 '수포자'(수학포기자) 비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들은 수학 학업성취 수준을 좌우하는 초등 고학년(4~6학년) 때 코로나19 정점에 놓여 상대적으로 학습 결손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고2의 경우에는 국어 교과 학업성취 수준이 매우 낮은 학생 비율이 7년 연속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 뉴스1 양혜림 디자이너

지난해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 결과 '수포자'(수학포기자) 중학생이 늘고 문해력 떨어지는 고등학생이 전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어·수학 교과 학력이 떨어지는 중·고교생 지표가 심각해지는데도 교육당국은 통계 외에 실효성 있는 해법과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계에서는 학습부진 학생을 위한 기초학력 전담교사 등 교원 확충을 주장하고 있다.

수포자 중학생 늘고 문해력 저하 고교생 증가
24일 교육부·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2025년 중3·고2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 결과에 따르면, 중3 가운데 수학 교과 학업성취 수준이 매우 낮은 사실상 수포자 비율이 역대 최고치인 14.9%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도보다 2.2%포인트(p) 늘어난 수치다.

해당 비율은 통계적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교육당국은 판단했다. 평가원 관계자는 "통계적으로 유의하다는 것은 표집을 통해 산출된 결과가 단순 우연이 아니라 전체 학생(모집단)에게서 나타난다고 추정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중3 수포자 비율이 과거와 비교해 높다는 뜻이다.

교육부는 코로나19 한복판에 있던 이들이 수학의 기본을 제대로 익히지 못한 게 컸다고 분석했다. 유지완 교육부 학교지원관(국장)은 "지난해 중3, 현 고1의 경우에는 코로나19 시기인 2020~2022년 초등 4~6학년을 보낸 학생들"이라며 "위계적 특성을 가진 수학 교과 특성상 단계적으로 내용을 이해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데 코로나 시기 비대면 수업으로 학습 결손이 생긴 게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한다"고 했다.

고2 중에서는 국어 교과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이 늘었다. '학업성취 수준 매우 낮음'(1수준) 학생 비율은 10.4%로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찍었다. 전년(9.3%)과 비교하면 1.1%p 올랐다.

평가원 측은 해당 비율 변화가 통계적으로 유의한 의미가 보기 어렵다고 했다. 하지만 고2 10명 중 1명은 문해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수치로 이미 확인된다.

지역에 따라 학력 격차가 커지는 것도 문제다. 대도시와 읍면지역 간 학업성취도 양극화 현상은 굳어진 상황이다.

교육부는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 결과에 따른 향후 대책과 관련해 "평가 결과 분석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공교육을 통해 학습 능력과 정서적 역량을 충분히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원론적 입장만 밝혔다.

"실효성 있는 대책 안 보여…교원 늘려 기초학력 보장 지도 체계 완비해야"
교육계는 "통계만 있고 대책은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학업성취도 평가는 통계 생산이 목적이 아니라 교육정책을 점검하고 개선하기 위한 수단"이라며 "그동안 교육부의 처방은 '흥미를 높이겠다' '보충지도를 강화하겠다'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전교조는 "교육부는 그동안 무엇을 추진했고 어떤 정책이 효과를 냈으며, 왜 기초학력 문제는 반복되고 있는지부터 국민 앞에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도 "교육과정 도달 수준이 가장 취약한 '1수준' 학생의 비중이 중학교 수학에서 급증하는 등 전반적인 학업성취도 하락 흐름이 나타난 것은 공교육의 기반이 무너지는 지표로 해석하고 즉각적인 대책을 수립·제시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일갈했다.

제언도 내놨다. 기초학력을 끌어올릴 교원 확충과 가르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핵심이다.

교총은 "학습 부진을 겪는 학생들에게 전문적인 맞춤형 교육과 지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초학력 전담교사제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며 "교육적 전문성이 담보된 정규 교원으로 기초학력 전담교사를 증원·배치해 지속 가능한 기초학력 보장 지도 체계를 완비해야 한다"고 했다.

교사노조연맹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보면 학생들의 배움에 경고등이 켜진 상황이며 필요한 것은 교원 감축이 아니라 학생을 지원할 수 있는 학교의 역량을 강화하는 일"이라며 "교원 확충, 학급당 학생 수 감축, 학습지원 인력 확대, 교육취약지역 지원 강화 등 실질적인 교육여건 개선 대책을 교육부가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초등학교 단계에서 시험 형태의 학습 진단평가 부활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초등학교 단계에서는 아이들이 배워야 할 내용을 제대로 배웠는지를 확인하는 게 필요한데 서열화 또는 학업 스트레스를 이유로 진단평가 형태의 시험이 사라졌다"며 "학습장애가 있거나 경계선 지능인 학생을 진단할 방법이 없다 보니 이들이 사실상 교실에 방치됐고 (학력 저하가) 중·고등학교까지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했다.

kjh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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