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에 본격 진입하면서 노인범죄가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노인범죄는 절도에 집중되면서 전문가들은 노년층의 빈곤문제를 나타내는 방증이라는 진단을 하고 있다. 초고령사회가 이어지는만큼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61세 절도 피의자 5년새 60% 증가
24일 이데일리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달희 의원실(국민의힘)을 통해 확보한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61세 이상 절도 피의자는 2019년 2만 1467명에서 2024년 3만 4185명으로 5년새 59.2%(1만 18명)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절도 피의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5%에서 33.9% 13.4%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10대(19.5%→16.8%)를 비롯해 △20대(14.1%→10.5%) △30대(12.5%→10.4%) △40대(14.2%→12.3%) △50대(17.1%→16.1%) 등 전 연령대에서 낮아졌다.
이는 단순히 고령 인구 증가에 따른 현상으로만 보기 어렵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통계에 따르면 같은 기간 61세 이상 인구는 24.6% 증가했다. 해당 연령대의 절도 피의자 증가율(59.2%)이 인구 증가 속도의 2.4배에 달한 것이다.
연령대를 세분화하면 절도범의 고령화 추세는 더 뚜렷하다. 법무연수원 ‘범죄백서’ 통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61~65세 피의자 중 절도범 비중은 9.0%, 66~70세는 12.7%였던 반면 71세 이상은 24.9%에 달했다.
(그래픽= 문승용 기자)
전문가들은 이를 노년기 특유의 사회구조적 조건이 만든 결과로 봐야 한다고 해석했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해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25’ 자료에 따르면 66세 이상 한국 노인의 소득 빈곤율은 39.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14.8%)보다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이서연 전남대 가정교육과 교수는 “빈곤과 고립은 은퇴와 소득 단절, 사별과 관계망 축소, 돌봄 공백 등 노년기를 둘러싼 사회구조가 만들어 낸 결과”라며 “최근 노년층 범죄 증가는 빈곤과 고립의 위험이 노년기에 더 집중된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노인 범죄는 가처분 소득 자체가 적어 생활형·소액 절도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반면 고령층 절도 증가를 단순한 ‘생계형’으로만 해석해선 안 된다는 시각도 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고령층 절도는 순수한 빈곤 때문이라기보다 자기통제력 약화에 따른 습관성·반복성 범죄인 경우도 적지 않다”며 “젊은 시절 가졌던 습관이 자기 억제력이 약해지면서 다시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범죄 이력을 보유한 고령층도 적지 않았다. 대검찰청 통계에 따르면 61세 이상 피의자 14만 8075명 가운데 전과 보유자는 8만 3554명으로 56.4%를 차지했다. 전과 9범 이상은 2만 774명으로 전체의 14.0%, 전과 보유자 중에서는 24.9%에 달했다.
배나래 건양사이버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이를 ‘범죄의 고령화’가 아니라 ‘범죄경력자의 고령화’로 봐야 한다고 짚었다. 배 교수는 “전과 보유자가 절반을 넘고 9범 이상도 상당한 비율”이라며 “이는 오랜 기간 반복된 범죄 경력이 노년기까지 이어지고 있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청년기와 중장년기에 형성된 사회적 불이익과 범죄경력이 노년기까지 누적된 결과”라며 “단순한 절대빈곤만으로는 설명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