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예찬 전 국민의힘 여의도연구원 부원장. © 뉴스1 송원영 기자
가상자산 보유 논란이 불거진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해 "범죄자"라고 표현한 장예찬 전 국민의힘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 김 의원에게 1000만 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대법원에서 파기됐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25일 김 의원이 장 전 부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상고심에서 원심의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남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장 전 부원장의 글과 발언이 "악의적이거나 심히 경솔한 공격으로서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위법성 조각 사유가 인정될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김 의원은 2023년 9월 장 전 부원장의 발언이 허위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며 5000만 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장 전 부원장은 2023년 5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김 의원의 코인 중독은 치료가 필요한 수준으로 보인다"고 썼다. 같은 달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서는 "이 범죄자에게 언제까지 세비를 지급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발언했다.
또 김 의원이 코인 발행 회사의 상장 내부 정보를 알았을 것으로 유추되고, 자금세탁 가능성이 있는 거래 양태라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1심은 장 전 부원장이 제기된 의혹이나 가능성 제기 수준을 넘어 '시세 조작', '범죄자' 등 단정적 표현을 사용했다고 봤다. 그러면서 해당 발언이 정당한 정치활동상 표현의 자유 한계를 벗어나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며 위자료 3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심도 장 전 부원장의 발언이 김 의원이 코인 시세 조작을 했거나, 내부 정보를 이용하고 자금세탁을 한 범죄자라는 허위 사실을 적시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범죄자' 발언 뒤 방송 진행자가 위험성을 지적했는데도 장 전 부원장이 발언을 이어갔고, 발언의 근거도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2심은 위자료를 1000만 원으로 낮췄다. 2심은 "김 의원은 이 사건 글·발언으로 인해 지역구 주민과 국민들에 대한 신뢰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국회의원의 재산 형성 과정은 공공의 이해와 관련된 사안이고 정치인 등 공적 인물의 공적 관심 사안은 보다 광범위하게 공개·검증되고 문제 제기가 허용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 판단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국회의원 등 정치인의 주장에는 국민의 지지를 얻기 위해 어느 정도 단정적인 어법이 사용될 수 있고, 이는 수사적 과장 표현으로 용인될 수 있다고 봤다.
특히 공직자의 도덕성·청렴성 등은 항상 국민 감시·비판 대상이 돼야 하는 만큼, 악의적이거나 심히 경솔한 공격으로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경우가 아니라면 표현의 자유를 쉽게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대법원은 "이 사건 글·발언은 장 전 부원장이 공공의 이해와 관련된 사항인 김 의원의 재산 형성 과정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는 정치적 주장으로 볼 수 있다"며 "일부 단정적인 표현이 있더라도, 이를 접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정치공세로 치부할 뿐 객관적인 진실로 받아들일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또 "김 의원은 의혹에 관한 다수 언론 보도가 있었음에도 충분한 해명을 하지 않은 채 민주당에서 탈당한 후 상당 기간 공식 활동을 하지 않았다"며 "이로 인해 의혹이 증폭됐다고 볼 여지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관련 의혹으로 입건된 사건에서 혐의없음 처분을 받기는 했으나, 이는 사후적인 수사 결과일 뿐"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검찰은 김 의원이 재산 신고를 고의로 누락했다며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했지만, 1·2심 모두 "바람직한 행위는 아니지만 당시엔 코인이 재산 신고 대상이 아니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후 검찰이 상고하지 않으며 무죄가 확정됐다.
saem@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