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하다 답답해, 그래도"…남아공전 1-0, 함성 더 커진 '붉은악마'

사회

이데일리,

2026년 6월 25일, 오전 11:35

[이데일리 정윤지 기자] “경기 흐름이 좀 답답해요. 그래도 결국에는 이겨서 (32강전) 올라가지 않을까요?”

평일인 25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만난 ‘붉은악마’ 이선용(29)씨가 웃으며 이 같이 말했다. 직장인인 이씨는 이날 열리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경기를 보기 위해 2002년 유니폼을 입고 오전 반차를 쓴 채 동료와 이곳에 나왔다. 전반전 경기 내내 이강인의 플레이에 감탄하면서도 아쉬움이 컸다는 이씨는 후반전에서 한국이 반드시 이길 수 있도록 더 크게 응원하겠다고 다짐했다.

25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대한민국과 남아공의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 전반이 0대0으로 끝나자 시민들이 아쉬워 하고 있다. (사진=정유진 수습기자)
25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대한민국과 남아공의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 전반이 0대0으로 끝나자 시민들이 아쉬워 하고 있다. (사진=정유진 수습기자)
이날 광화문 광장과 영등포구 여의도에서는 남아공과의 경기를 보는 시민 3만여명의 환호성과 탄성이 번갈아 들렸다. 이번 경기에서 한국은 비기기만 해도 32강전에 올라갈 수 있다. 반면 남아공은 한국을 반드시 잡아야만 32강전 진출에 한 발 짝 다가설 수 있다.

감사의 정원 인근에 6살 아이와 자리를 잡은 서지연(35)씨는 “당연히 한국이 32강에 올라갈 거라 생각하고 왔다”면서도 “그래도 골을 넣어야 짜릿할 것 같아서 꼭 1대0, 2대0으로 이겼으면 좋겠다”고 했다.

경기 시작 후 전반 7분쯤 남아공과의 경합 끝에 이강인의 슛팅이 골로 이어지지 않자 광장은 탄성으로 가득찼다. 잠시 환호하던 광장은 이씨의 슛이 들어가지 않는 장면이 리플레이되자 “아아~”하는 목소리로 뒤바뀌었다. 전반 20분쯤 남아공의 골문이 쉽게 열리지 않자 응원단을 중심으로 “대~한민국!”이라는 응원소리도 커졌다.

김승규의 선방에는 박수소리가 나왔다. 전반 29분쯤 남아공의 두 차례 공격을 모두 막아낸 김씨에 전광판을 뚫어져라 쳐다보던 시민들의 걱정스러운 표정이 순식간에 안도로 바뀌었다. 곳곳에서는 “와~ 김승규”라는 감탄도 이어졌다. 김 씨의 슈퍼 세이브로 광장의 “대~한민국!”이라는 응원 함성은 더욱 커지기도 했다.

이날 경기에서 선발로 나오지 않은 손흥민 선수가 몸을 푸는 모습이 나오자 ‘손흥민’을 연호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이들은 지구 반대편 경기장까지 함성소리가 들리길 바라는 마음으로 목놓아 응원하는 모습이었다.

2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시민들이 우비를 입고 남아공전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강민혁 수습기자)
2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시민들이 우비를 입고 남아공전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강민혁 수습기자)
붉은악마들은 ‘날씨도 한국을 돕고 있다’고도 했다. 이날 오전 시간대 서울 기온은 23도로, 구름이 뙤약볕을 가렸고 시원한 바람도 불었다. 시민들은 커피나 캔 음료를 마시며 태극기와 응원봉을 흔들었다. 여의도에서는 부슬비가 내렸지만 시민들은 자리를 뜨지 않고 응원을 이어갔다.

전반전 경기가 0대0으로 마무리되자 시민 표정엔 아쉬움이 가득했다. 답답한 흐름을 두고 쓴소리를 하는 이들도 있었다. 직장인 한승희(39)씨는 “조직력이 떨어졌고 공격력은 게임을 거듭할 수록 더 떨어지는 것 같다”며 “날카로움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시민들은 자리를 뜨지 않고 끝까지 응원하겠다고 했다. 반포에서 온 대학생 최민준(21)씨는 “이강인에 너무 기대는 것 같다”면서도 “그래도 2대0으로 이겼으면 좋겠다. 끝까지 보고 갈 생각이다”고 했다.

이후 후반 들어 실점 장면에선 “이게 뭐야” 라며 시민들이 머리를 감쌌다. 김기영(25) 씨는 “너무 답답하다. 중앙에서 선수들이 받아주지도 않고 가만히 서 있는 것 같다”며 “이대로라면 또 먹힐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너무 답답하다”고 말했다.

2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시민들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응원하고 있다. (사진=강민혁 수습기자)
2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시민들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응원하고 있다. (사진=강민혁 수습기자)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