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무더운 날씨를 핑계로 생활 관리에 소홀해지는 순간, 여름방학은 성장의 기회가 아닌 ‘소아비만’과 ‘성조숙증’이라는 덫으로 돌변하기 쉽다. 특히 방학 동안 실내 생활이 장기화되면서 급격히 늘어난 체지방은 아이의 성장판을 일찍 닫히게 만드는 시발점이 될 수 있어 부모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여름방학 기간 아이들의 성장을 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은 과도한 실내 생활과 그로 인한 신체 활동량의 급감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 디지털 기기의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아이들은 더운 야외 대신 시원한 에어컨 아래에서 온종일 스크린을 보며 시간을 보내기 일쑤다. 움직임은 줄어드는데 먹는 양과 종류는 늘어난다.
맞벌이 가정이 많아지면서 방학 중 아이들끼리 인스턴트나 배달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고, 더위를 쫓기 위해 당도가 높은 아이스크림, 과자, 액상과당이 가득한 탄수화물 위주의 음료를 자주 섭취하게 된다. 이처럼 소모되는 에너지는 적고 과도한 열량만 체내에 쌓이면서 소아비만으로 이어지는 것은 순식간이다.
문제는 소아비만이 단순히 외형적으로 통통해지는 것에 그치지 않고, 아이의 뼈나이를 앞당기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과도하게 축적된 체지방 세포에서는 ‘렙틴(Leptin)’ 호르몬이 다량 분비된다. 이 렙틴 호르몬은 뇌의 시상하부를 자극하여 성호르몬의 분비를 유발하는 신호탄이 된다.
결과적으로 또래보다 이차성징이 빠르게 나타나는 성조숙증을 초래하게 된다. 성호르몬이 조기에 분비되면 성장판이 닫히는 시기가 그만큼 빨라진다. 즉, 잠재적으로 더 자랄 수 있는 기간이 단축되면서 뼈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앞서가게 되고, 결국 성인이 되었을 때 최종 예측 키가 작아지는 불이익을 안게 된다.
따라서 여름방학 동안 건강하게 체중을 관리하면서 키를 키우기 위해서는 무너진 방학 루틴을 바로잡아야 한다. 가장 먼저 실천해야 할 것은 식단의 재정비다. 액상과당과 정제 탄수화물이 가득한 간식을 멀리하고, 성장판 분비를 돕는 양질의 단백질과 칼슘, 제철 채소 중심의 균형 잡힌 식사를 규칙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또한 하루 중 스마트폰이나 TV를 보는 정적인 시간을 제한하고, 움직임을 늘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해가 진 뒤 서늘해지는 저녁 시간대를 활용해 하루 30분에서 1시간씩 줄넘기, 가벼운 조깅, 스트레칭 등 성장판을 적절히 자극하면서 체지방을 태울 수 있는 신체 활동을 규칙적으로 실천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여름방학은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성장의 디딤돌이 될 수도,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당장 아이가 편해한다는 이유로 실내에서의 영양 불균형과 비활동적인 생활을 방치한다면 자녀의 성장 시계는 겉잡을 수 없이 빨라질 수 있다. 무더위 속에서도 규칙적인 식습관과 꾸준한 운동 루틴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부모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