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전 타인 여권으로 韓 들어온 중국인…法 "귀화 불허 타당"

사회

이데일리,

2026년 6월 29일, 오전 07:01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20여년 전 타인 명의 여권으로 국내 입국한 전력이 있는 중국인의 귀화를 불허한 당국 처분은 위법하지 않단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전경. (이데일리DB)
서울행정법원 전경. (이데일리DB)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재판장 공현진)는 중국인 A씨가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국적신청 불허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중국 국적 외국인인 A씨는 2003년 타인 명의 여권을 사용해 산업연수생 자격으로 국내 입국해 대구시 소재 기업에 근무했다. 그러나 같은 해 10월 근무지를 무단이탈해 수도권에서 불법체류하다가 2008년 12월 법무부로부터 출국명령을 받고 자진 출국했다. 이후 자신의 이름으로 단기일반, 방문취업 사증 등을 받아 국내 입국과 출국을 반복하던 A씨는 재외동포 자격으로 체류 중이던 2019년 한국인과 혼인을 하면서 현재까지 결혼이민 체류 자격으로 국내 거주하게 됐다.

문제는 2021년 국적법에 따라 법무부에 간이귀화 허가 신청을 하면서 불거졌다. 법무부는 A씨의 귀화신청에 따른 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과거 A씨가 타인 명의 여권을 사용했던 사실이 밝혀졌고, 이에 법무부는 A씨의 신원불일치(타인 명의 여권 사용) 전력을 이유로 국적법상 귀화요건(품행 단정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 봐 귀화를 불허했다.

A씨는 “22년 전 한 차례 타인 명의 여권으로 국내 입국한 잘못이 있으나, 이후 정상적으로 입국해 지금까지 법 위반 없이 혼인하고 경제활동을 하며 성실히 살아왔다”며 이같은 처분에 반발,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법원의 A씨 청구를 기각하며 법무부 손을 들었다.

먼저 재판부는 “원고는 과거 불법체류를 이유로 피고로부터 출국 명령을 받을 때 본인의 진정한 신분을 밝히지 않았다”며 “이후 단기일반 사증을 발급받는 과정이나 수차례 체류자격 연장 및 변경신청 과정에서도 이를 알리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경에서의 출입국관리는 여권에 기재된 자와 실제 입국하는 자가 동일인임을 전제로 이루어진다”며 “타인 명의 여권을 포함한 가짜 여권 사용에 대한 국가의 입장이 모호한 경우 출입국관리법 및 국적법 운용에 대한 잘못된 신호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원고는 신분으로 인한 생활의 불안정성이 계속된다는 점에서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한 권리 침해가 심대하다고 주장하나, 그것이 앞서 본 공익보다 구체적이고 중대하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귀화 허가 신청은 횟수나 시기 등에 제한이 없으므로 원고는 대한민국의 법체계를 존중하며 지내는 방식으로 자신의 품행이 단정함을 증명해 다시 귀화허가 신청을 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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