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17억 분양사기 '판단 다시'…"별건 판결 고려했어야"

사회

뉴스1,

2026년 7월 03일, 오전 06:00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전경. © 뉴스1


분양사기 피고인의 형을 정하면서 판결이 확정된 이전 사건을 고려하지 않은 원심은 잘못됐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은 A 씨에 대한 원심판결을 지난 5월 14일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 씨는 2018~2020년 17억 원대 분양사기를 저지른 혐의로 지난해 7월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는 "A 씨가 피해자들과 각 분양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과 중도금까지 모두 지급받았으면서도 그 분양계약에 따른 임무를 위배해 각 호실을 신탁회사에 담보로 제공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고 했다.

이어 "A 씨는 피해자들이 분양계약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 청구권을 사실상 행사할 수 없도록 만드는 방법으로 총 17억 원이 넘는 손해를 가했다"고 지적했다.

A 씨는 사실오인과 법리 오해,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지만 2심은 지난해 11월 항소를 기각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이 A 씨에 대한 '별도의 사기죄'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판결을 파기했다.

A 씨는 특경법상 배임죄 등으로 2023년 10월 인천지방법원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고 해당 판결은 2024년 8월 확정됐다. A 씨가 저지른 17억 원대 분양사기는 해당 판결이 확정되기 전에 이루어졌다.

대법원은 "A 씨는 이 사건으로 공소가 제기되기 전에 이미 별도의 사기죄로 인천지방법원에 공소가 제기됐다"며 "만약 별도의 사기죄 사건에서 A 씨를 금고 이상의 형에 처하는 판결이 확정됐다면 판결이 확정된 별건 범죄와 이 사건 범죄는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형법 제37조(경합범)는 '금고 이상의 형에 처한 판결이 확정된 죄와 그 판결 확정 전에 범한 죄를 경합범으로 한다'고 규정한다. 즉 분양사기는 별도의 사기 범행의 판결이 확정되기 전에 저지른 죄로, 경합범에 해당한다.

대법원은 "원심은 별건에서 피고인을 금고 이상의 형에 처하는 판결이 선고·확정됐는지 심리하고 그러한 판결이 존재한다면 별건 범죄와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해 이 사건 범죄에 대한 형을 정했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와 같은 조치에 나아가지 않은 채 A 씨의 항소를 기각한 원심판결에는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했다.

doo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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