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하반기 전기차 보급사업 수행자 확정 직후 주요 차종 가격을 300만~700만원 올리면서 보조금 제도 실효성 논란이 불거지자 정부가 해명에 나섰다. 정부는 테슬라가 이전부터 전기차 보조금을 받아온 사업자로 이번 평가로 보조금이 새로 지급되거나 늘어난 것은 아니라며, 가격 인상으로 일부 차량은 오히려 보조금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3일 "테슬라가 평가 통과로 보조금을 더 받게 된 것은 아니다"라며 "가격 인상으로 일부 차량은 오히려 보조금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논란은 테슬라가 지난 1일 모델3와 모델Y 주요 세부모델 가격을 인상하면서 시작됐다. 테슬라가 하반기 전기차 보급사업 수행자로 확정된 직후 가격을 올리자, 보조금이 제조사의 가격 인상 여지를 만들어준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기후부는 테슬라가 이번 보급사업 수행자 평가 이전부터 보조금을 받아온 사업자라고 설명했다.보급사업 수행자 평가를 통과했다고 해서 새로 보조금이 생기거나 지급액이 늘어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가격 인상으로 보조금이 줄어든 사례도 있다고 했다. 기후부에 따르면 보조금 전액 지급 기준인 5300만원 미만에 있던 테슬라 차량 1종은 가격 인상 뒤 5300만원을 넘으면서 보조금 지급액이 기존 산정액의 50%로 낮아졌다.
현재 전기차 보조금은 주행거리, 배터리 성능, 친환경성 등을 바탕으로 기본 지급액을 산정한 뒤 차량 가격에 따라 다시 조정된다. 기본가격이 5300만원 미만이면 산정액의 100%, 5300만원 이상 8500만원 미만이면 50%, 8500만원 이상이면 보조금을 받지 못한다.
기후부는 가격 기준을 더 강화하고 있다. 2027년부터는 전액 지급 기준을 53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낮추고, 보조금 제외 기준도 8500만원에서 8000만원으로 낮추는 방안이 2026년 전기자동차 보급사업 보조금 업무처리지침에 예고돼 있다.
테슬라의 가격 인상 배경은 환율과 원자재 가격 상승 가능성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기후부는 "제조사 가격 인상이 환율·원자재 가격 상승 등 영향에 따라 수시로 이뤄지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앞서서도 테슬라가 올해 4월에도 400만~500만원 가격 인상을 한 차례 단행한 바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전기차 보조금은 국민 세금으로 조성되는 만큼, 소비자 부담 완화와 전기차 보급 확대라는 목적에 맞게 작동해야 한다. 그러나 보조금 지급 대상 확정 직후 가격이 오르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정책 혜택이 제조사 가격 전략에 흡수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올해 보조금 제도에는 국내 산업 생태계 기여도를 따지는 보급사업 수행자 평가가 반영됐다. 정부는 이를 통해 건전한 전기차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입장이지만, 평가 통과 직후 가격 인상이 이뤄지면서 제도 취지가 약해졌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기후부는 보조금 지급 기준을 계속 고도화해 합리적인 성능과 가격의 전기차 출시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이번 사례를 계기로 보조금 확정 이후 제조사의 가격 인상을 어떻게 관리할지, 소비자 혜택을 실질적으로 보장할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