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살해' 장윤기 리얼돌 버린 경찰 아빠…처벌 안되나[사사건건]

사회

이데일리,

2026년 7월 04일, 오전 09:33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광주 길거리에서 일면식 없는 여고생을 살해한 장윤기의 현직 경찰 부친이 증거인멸 의혹과 관련해 감찰을 받게 됐습니다. 현행 형법상 특례조항에 따라 친족은 증거인멸죄로 처벌되지 않는데요, 이번 사건을 두고 해당 특례의 필요성을 놓고도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장윤기가 지난 14일 오전 광주 서구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장윤기가 지난 14일 오전 광주 서구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경찰청은 지난 2일 “장윤기 사건과 관련해 경찰 수사 과정의 미흡한 부분이 있는지 여부와 장윤기 부친의 증거인멸 의혹에 대한 감찰을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장윤기는 지난 5월 5일 새벽 광주의 한 도로변에서 귀가하던 여고생 이채원 양을 성폭행 목적으로 납치하려다 살해한 혐의로 지난 2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는데요. 현직 경찰인 장윤기의 부친 장 모 경감이 장윤기의 자취방에서 발견된 성인용품 리얼돌과 휴대전화 여러 대를 폐기한 사실이 드러난 겁니다.

검찰은 이 리얼돌을 장윤기의 강간 목적 살인 혐의를 입증할 주요 증거로 보고 있는데요. 리얼돌은 가슴과 목 부위가 날카로운 물건에 의해 훼손된 상태로, 이 양을 살해하기 전 성범죄를 저지르려 한 성적 동기를 증명할 정황 증거라는 게 검찰의 판단입니다.

경찰도 지난 5월 5일 장윤기 자취방을 압수수색할 당시 리얼돌에서 유전자와 지문 등을 채취했지만, 장윤기를 제외한 타인의 유전자 정보는 확인되지 않아 해당 리얼돌을 압수하지 않았고 장윤기에게 살인 등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구속 송치했습니다.

이후 검찰이 보완수사에 착수해 지난 5월 22일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리얼돌이 없어진 것을 확인했습니다.

장 경감이 사건 발생 사흘 후인 지난 5월 8일 아들 자취방을 정리하면서 내부에 있던 리얼돌을 여러 조각으로 해체해 폐기한 건데요. 장 경감은 또 장윤기의 신상이 공개된 후 전남 모처로 거처를 옮기면서 구형 휴대전화 등 아들의 소지품도 불에 태워 없앤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다만 ‘친족은 증거인멸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형법상 특례를 근거로 장 경감은 형사입건되지 않았는데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친족 특례의 필요성이 다시 도마에 올랐습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지난 1일 페이스북을 통해 “현직 경찰관인 아버지가 중요 증거를 인멸했음에도 곧바로 처벌하기가 어려운 현실”이라며 “지난해 가족 간 절도, 사기 등 재산범죄의 처벌을 면제해주던 ‘친족상도례’ 규정도 시대의 흐름에 맞게 폐지됐다. 친족 특례 역시 개선돼야 할 부분은 없는지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회에도 친족 특례를 폐지하는 형법 개정안이 발의됐는데요.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일 형법상 범인은닉죄, 증거인멸죄 등에 적용되는 친족 특례 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의 형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다만 또 한편에서는 이같은 친족 특례가 폐지될 경우 가족 해체와 연좌제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장윤기의 다음 공판은 오는 13일 오전 10시 광주지법 형사대법정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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