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돈 2억 증발, 동생이 마음대로 썼다면 상속은? [양친소]

사회

이데일리,

2026년 7월 05일, 오전 09:32

[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안은경 법무법인 숭인 변호사]

(사진=챗GPT)
(사진=챗GPT)
과일가게를 했던 저희 부모님은 평생 성실히 일하신 덕분에 재산을 모으셨습니다. 부모님은 저와 여동생에게 교육적, 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으셨죠. 하지만 여동생은 어려서부터 밖으로 돌며 안정을 찾지 못했습니다. 성인이 돼서도 제대로 된 직업을 갖지 못한 채 부모님의 경제적 도움에 의존해 지내고 있고요. 그런데 불행이 한꺼번에 찾아왔습니다. 어머니가 암 진단을 받으셨고, 아버지까지 중증 치매 진단을 받으셨습니다.

저는 외국에서 회사를 다니고 있어서,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자세히 알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어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한국에 귀국해서 어머니 장례를 치른 후 상속 재산을 조회해 봤는데요.

어머니 통장에서 3개월 사이 2억원 이상이 인출된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머니는 말기 암 환자여서 움직일 수도 없는 상태였고 인터넷 뱅킹을 할 줄 모르는 분입니다. 동생이 어머니 통장의 돈을 맘대로 쓴 것 같습니다. 치매인 아버지는 동생이 요양병원에 모셔둔 상태인데요. 아버지의 재산도 동생이 자기 재산처럼 사용할까 걱정됩니다.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 어머니 통장에서 사망 전 3개월 사이 2억 원이 빠져나갔습니다. 동생에게 돌려달라고 할 수 있나요?

△안은경 법무법인 숭인 변호사: 가능합니다. 핵심은 그 돈이 어머니의 의사에 따라 인출된 것인지, 아니면 동생이 임의로 인출해 사용한 것인지 입니다. 어머니가 말기 암 환자로 거동이 어려웠고, 인터넷뱅킹도 할 줄 몰랐던 분이라면 동생이 어머니의 동의 없이 통장이나 카드를 이용했을 가능성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동생에게 부당이득반환청구 또는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어머니 생전에 무단 인출된 돈은 원래 어머니에게 반환돼야 할 재산입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에는 그 반환청구권도 상속재산이 되므로 상속인들이 각자의 상속분에 따라 권리를 행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연자는 먼저 어머니의 금융거래내역을 확보하고, 인출 시점, 인출 방식, 이체받은 계좌, 사용처를 확인해야 합니다. 단순히 ‘동생이 쓴 것 같다’는 의심만으로는 부족하고, 구체적인 거래 흐름을 잡아야 합니다.

- 동생이 ‘어머니가 쓰라고 준 돈’이라고 주장하면 어떻게 되나요?

△안은경 법무법인 숭인 변호사: 동생이 증여를 주장한다면, 어머니가 정말로 동생에게 돈을 주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는지, 당시 어머니에게 판단능력이 있었는지, 돈이 실제로 어떤 용도로 쓰였는지를 따져봐야 합니다. 특히 어머니가 말기 암으로 임종 직전이었거나 의사능력이 부정될 개연성이 큰 시점이었다면, 동생이 ‘어머니 허락을 받았다’고 주장하더라도 그 허락이 유효한지 다툴 수 있습니다.

이때 중요한 증거는 진단서, 입퇴원 기록, 간호기록, 의사소견서, 요양기록, 통화내역, 문자, 카카오톡, 계좌거래내역입니다. 돈이 인출된 시점에 어머니가 직접 은행 업무를 할 수 있는 상태였는지, 인터넷뱅킹이나 ATM을 사용할 수 있었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또 설령 어머니가 동생에게 일부 금전을 준 것이 맞더라도, 그것이 생활비나 병원비 사용을 위한 것인지, 동생 개인의 이익을 위한 증여였는지에 따라 법적 판단은 달라집니다.

- 치매인 아버지 재산을 동생이 마음대로 쓰지 못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안은경 법무법인 숭인 변호사: 가장 먼저 검토해야 할 절차는 성년후견 또는 한정후견 신청입니다. 아버지가 중증 치매로 진단받았고 스스로 재산관리나 법률행위를 하기 어려운 상태라면 가정법원에 성년후견개시심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성년후견인이 선임되면 후견인이 아버지의 재산관리, 병원비 지급, 요양병원 계약, 보험금 청구, 부동산 관리 등을 법원의 감독 아래 처리하게 됩니다. 아버지가 아직 일부 판단능력이 남아 있다면 한정후견이나 특정후견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성년후견은 전반적인 보호가 필요한 경우, 한정후견은 일정한 범위의 도움과 대리가 필요한 경우, 특정후견은 특정 사무에 한정해 도움이 필요한 경우에 활용됩니다. 사연에서는 이미 아버지가 중증 치매 진단을 받았고 동생이 요양병원에 모셔둔 상태에서 재산 사용 우려가 있으므로 후견 절차를 서둘러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 사연자가 외국에 살고 있는데도 아버지 후견인 신청을 할 수 있나요?



△안은경 법무법인 숭인 변호사: 할 수 있습니다. 자녀는 후견개시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 이해관계인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후견인으로 누가 적합한지는 법원이 판단합니다. 사연자가 외국에 거주하고 있어 직접 아버지를 돌보기 어렵다면, 본인이 반드시 후견인이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에 전문직 후견인, 제3자 후견인, 복수 후견인 선임을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가족 사이에 재산분쟁이 이미 발생했거나, 특정 자녀가 부모의 재산을 임의로 사용했다는 의심이 있다면 법원은 가족 중 한 명을 후견인으로 세우는 것보다 중립적인 제3자 후견인을 선임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 성년후견 개시 심판 청구는 어떻게 진행이 되나요?

△안은경 법무법인 숭인 변호사: 성년후견은 가정법원에 심판을 청구하면서 시작됩니다. 자녀를 포함한 4촌 이내 친족, 배우자, 본인, 검사, 지방자치단체장 등이 청구할 수 있습니다. 법원은 먼저 치매나 질병, 장애, 노령 등으로 인해 본인이 재산관리나 법률행위를 스스로 처리할 능력이 지속적으로 결여된 상태인지 확인합니다. 이를 위해 진단서, 의무기록, 요양기록, 가족관계, 재산관리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봅니다. 성년후견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법원은 성년후견인을 선임합니다. 가족이 후견인 후보자를 추천할 수는 있지만, 최종적으로는 법원이 직권으로 정합니다. 이때 법원은 본인의 의사를 존중하고 본인의 건강 상태와 재산상황, 후견인이 될 사람의 직업과 경험, 본인과 이해관계가 있는지, 결격사유는 없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따라서 가족 중 한 사람이 부모님의 재산을 임의로 사용했다는 의심이 있다면, 그 사람이 후견인으로 적합한지 다툴 수 있고 필요한 경우 제3자 전문후견인을 선임해달라고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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