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공공시설 무료 생리대 비치…"당근엔 못팔아요"

사회

뉴스1,

2026년 7월 06일, 오전 07:00

조민경 성평등가족부 성평등정책관이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공공생리대(모두의 생리대) 시범서비스 관련 시연을 하고 있다. © 뉴스1 김명섭 기자

정부가 6일부터 전국 12개 지역 공공시설에 순차적으로 무료 생리대를 비치한다. 누구나 생리대가 필요할 때 이용이 가능하다.

주무 부처인 성평등가족부는 올해 연말까지 시범 운영 기간 이용 현황을 살펴본 뒤 과다 이용 방지를 위한 QR 사전 인증 방식 도입을 검토할 예정이다. 생리대를 중고 거래로 되팔 수 없도록 당근마켓과 같은 플랫폼에 거래제한 조치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깜짝 지시로 출발한 이번 사업을 실제 시행하기까지 식품의약품안전처·조달청 지원부터 첫 국가사업에 참여한 생리대 자판기 제작업체의 맞춤형 설계 등 현장의 물밑 작업이 이어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12개 지역서 모두의 생리대 지급 시작
성평등부는 이날 서울 은평구를 시작으로 전국 12개 시범지역 공공시설에서 공공생리대 지원 시범사업을 순차적으로 시작한다.

시범사업 지역은 △서울 광진·은평구 △경기 광명·수원시 △충남 서천군 △대전 중구 △전북 정읍시 △전남 목포시 △광주 북구 △경북 구미시 △경남 거창군 △제주 제주시다.

서비스는 주민센터와 도서관, 청소년시설과 같이 접근성이 좋은 공공시설 500여 곳을 중심으로 운영한다. 시설별 준비가 완료되는 곳부터 생리대와 지급기를 비치한다.

성평등부 또는 사업 지역 지방정부 홈페이지에서 이용 가능 시설을 확인한 뒤 지급기에서 생리대를 꺼내 사용하면 된다. 제공 제품은 1팩에 중형 생리대 2개가 담긴 형태다. 포장팩에는 '공공생리대' 표기를 했다.

생리대 지급기는 수동과 자동 방식을 병행해 운영한다. 수동 지급기 300대는 이날부터 여자화장실 등 관리자 접근성이 좋은 장소 위주로 우선 설치하고 자동 지급기 400대는 오는 20일부터 순차 설치한다.

수동 지급기는 1대당 18팩을 적재할 수 있다. 자동 지급기는 1대당 170팩을 적재하며 사물인터넷 기능으로 실시간 재고 관리와 보충 확인이 가능하다.

그동안 성평등부의 생리용품 지원은 9~24세 취약계층 여성청소년에게 월 1만 4000원 바우처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했지만 앞으로는 두 지원 사업을 병행한다.

오남용 우려 여전…"온라인 재고 관리"
다만 일부 이용자가 필요 이상으로 생리대를 가져가거나 재고 관리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히 크다. 앞서 서울시가 2018년 공공기관 비상용 생리대 비치 사업을 도입했지만 재고관리 등에 어려움을 겪으며 2024년 관련 예산이 전액돼 사업은 종료됐다.

성평등부 관계자는 "해당 서울시 사업도 검토했다. 이번에 새로 도입하는 자동지급기는 다음 이용까지 20초가 소요되도록 쿨타임 기능을 탑재해 무분별하게 가져가는 상황을 예방했다"며 "시범 운영 기간 소진 물량과 사용 패턴을 확인해 보완책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향후 성평등부는 자동지급기에 탑재한 QR코드 기능을 활용해 오남용 방지 대책을 추가 검토하기로 했다. 무분별한 이용 우려가 커질 경우 개인 휴대전화로 QR코드를 발급받아 인증한 뒤 사용하는 방식 등이다.

QR 기능을 활용할 경우 가까운 지급기 위치와 생리대 재고 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 웹페이지와도 연계할 수 있다. QR 기능 도입 시점은 시범운영 결과에 따라 검토할 예정이다.

성평등부는 이 밖에도 무료 제공 생리대의 되팔이를 막기 위해 당근 등 중고거래 플랫폼에 공공생리대를 거래제한 품목으로 반영해 달라고 최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공생리대 자동지급기(성평등부 제공)

李지시 6개월 만에 현장 시행…부처 협업 성과
생리대 제품을 선정하는 과정에서는 가격보다 안전성과 품질을 최우선으로 따졌다. 성평등부는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여러 차례 협의하며 의약외품 허가기준을 확인했고 식약처 담당자들도 오송과 서울을 오가며 품질 기준 검토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생리대 지급기 제작도 처음 마주한 과제였다. 정부 조달 사업 참여 경험이 전무하다시피 한 자판기 업계에서 고정원 에스엔브이 대표가 처음 국가사업에 참여해 지급기를 개발했다. 성평등부 직원들이 현장에서 직접 의견을 수렴한 무색·무향 생리대 요구도 제품에 반영했다.

이번 사업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부처 업무보고와 지난 1월 국무회의 등 공개석상에서 생리대 가격 문제 해소를 주문한 뒤 약 6개월 만에 시행한 성과다. 연말까지 실시하는 시범사업 예산은 총 32억 원으로, 내년 본사업 전환 시 지방비 매칭을 추진한다.

원민경 성평등부 장관은 "국민의 보건 위생 관리를 위해 공중화장실 휴지와 손 세정제가 기본적인 생활편의 서비스로 자리 잡은 것처럼 위생용품인 생리대 또한 공공시설에서 자연스럽게 이용할 수 있는 생활편의 서비스로서 확산할 필요가 있다"며 "이 사업이 생리대 공급 채널을 다변화함으로써 생리대 가격 안정에도 간접적으로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b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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