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조 기름값 담합' HD현대오뱅 부서장 등 정유4사 실무진·법인 무더기 기소

사회

뉴스1,

2026년 7월 06일, 오전 10:00

9일 서울시내 한 주유소 주유기에서 기름 한방울이 떨어지고 있다. © 뉴스1 박지혜 기자


검찰이 미국·이란 전쟁 등 중동 위기를 틈타 14조 원 규모의 기름값을 담합해 인상한 의혹을 받는 HD현대오일뱅크 가격결정부서 실무진과 법무실장 등 실무진과 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S-OIL) 등 정유 4사 법인을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나희석)는 공정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HD현대오일뱅크 가격결정부서 부서장 A 씨를 구속기소하고, 책임매니저 B 씨와 법무실장 C 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6일 밝혔다.

HD현대오일뱅크와 유가 담합에 가담한 GS칼텍스 국내영업 부문장 D 씨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아울러 HD현대오일뱅크·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 4개 정유사 법인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정유 4사는 올해 3월 미국·이란 전쟁이 촉발하자 사전 협의를 통해 국내 유통되는 유류 및 석유제품의 가격을 임의로 올리거나 동결하는 등 담합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4사의 직접 담합 규모가 14조2000억 원, 경쟁제한 효과는 26조 원에 달한 것으로 파악했다.

4사의 국내 정유시장 점유율은 98.6%로 완전 과점하고 있다. 검찰은 이들 4사가 중동 전쟁 발발 이전부터 상호 입금가 정보를 공유하는 등 담합 관행을 만성적으로 이어온 탓에, 이번 유가 담합도 신속하게 벌일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구체적으로 A 씨는 2024년 7월부터 2026년 2월까지 SK에너지 임직원과 가격정책을 결정하기 위해 가격 정보를 결정하고, 올해 3월 미국·이란 전쟁이 터지자 SK에너지 가격결정부서 부서장과 상호 가격을 대폭 상승시키기로 합의한 혐의를 받는다.

C 씨는 올해 3월 공정거래위원회 현장 조사 사실을 미리 알고 타사의 가격정보를 취합한 자료를 삭제한 혐의(증거인멸)도 적용됐다. D 씨도 공정위 현장 조사 사실을 미리 알고 자사 가격결정 회의 자료를 공유하기 위해 개설한 사내 메신저를 삭제한 혐의를 받는다.

정유 4사는 지난 2021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5년에 걸쳐 주유소들과 사이에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전량 구매 계약을 체결하고, 공급가격을 일방적으로 통보하면서 타사 제품을 공급받는 주유소에 거액의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비용 회수 및 보너스카드 중단 등 불이익을 준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정유 4사의 가격 담합으로 국내 석유 판매가격이 수직상승했고, 일반 소비자인 국민에게 피해가 전가됐다고 판단했다. 또 정유사들의 전량 구매 및 사후정산 관행으로 자영주유소들은 더욱 저렴한 석유제품을 공급하는 다른 거래처와 거래할 기회가 전면 차단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국가적 혼란을 틈타 유가 교란의 중대 범죄를 범한 피고인들에게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산업통상부 등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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