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보완수사 폐지, '사건 핑퐁' 속 국민 고통만 가중될 것"

사회

이데일리,

2026년 7월 08일, 오후 04:33

[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대검찰청은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여권이 추진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관련해 “검사의 보완수사는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고 억울한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하는 검사의 중요한 책무이자 사법통제의 효과적인 수단”이라며 “이를 폐지할 경우 발생할 실무상 문제점 등에 대해 충분한 검토와 숙의 절차를 거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휘날리는 대검찰청 깃발. (사진=연합뉴스)
휘날리는 대검찰청 깃발. (사진=연합뉴스)
대검찰청은 8일 “국회로부터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 요청을 받아 전날(7일) 법무부를 통해 의견을 제출했다”며 의견서의 주요 내용을 공개했다.

의견서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 이후 송치사건에 대한 검사의 보완수사는 공소 제기·유지를 위한 핵심 수단으로 기능해 왔다”며 “이를 폐지하는 것은 70년 이상 유지된 형사사법체계의 근간을 변경하는 중대한 입법사항”이라고 강조했다.

또 “검사가 사법경찰관의 송치 기록만으로는 실체적 진실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수사-기소 분리’ 이후 사경의 권한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사법경찰관 수사에 대한 사법통제의 필요성은 더욱 높아진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특히 여성, 아동, 노인, 장애인, 성폭력 피해자 등 사회적 약자의 권리구제를 위한 가장 중요한 방안”이라며 △광주 여고생 살인사건 △해든이 사건 △고(故) 김창민 영화감독 사건 등을 사례로 들었다.

대검찰청은 “검사의 보완수사는 사법경찰관이 수사를 개시해 송치한 사건의 기소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보충적으로 이뤄지는 것이므로 ‘수사-기소 분리’ 취지에 반하지 않는다”며 “충실한 공소 유지를 위해 검사가 직접 사건관계인의 진술을 듣거나 추가 증거를 수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보완수사는 사경의 수사 지연 및 오류, 판단 누락 등을 바로잡을 수 있는 가장 신속하고 효율적인 사법통제 수단”이라며 “이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보완수사 요구로 해결할 수밖에 없고 검찰과 경찰의 ‘사건 핑퐁’ 속 억울한 피해자가 양산돼 국민의 고통만 가중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의견서에는 보완수사 요구의 실효성 확보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담겼다.

대검찰청은 “사법경찰관이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에 따르지 않아도 되는 예외 조항인 ‘정당한 이유’를 그대로 유지할 경우 개별 사건의 수사 방향이나 법리 적용을 둘러싸고 검찰과 사경 간 이견이 발생했을 때 요구를 거부할 수 있어 사건 처리가 심각한 교착 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검사의 보완수사가 전면 금지 또는 제한된 상황에서 ‘정당한 이유’ 조항까지 유지된다면 검·경의 의견 대립 시 사건 처리가 불가능해지고 사건관계인은 장기간 불안정한 지위에 놓이게 된다”며 “‘무한 핑퐁’ 현상이 필연적으로 발생해 범죄 대응 역량 저하와 책임회피성 수사 지연을 낳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행 사건송치 제도의 문제에 따른 전건송치 재도입 필요성도 제기됐다. 대검찰청은 “사법경찰관에 광범위한 불송치 결정권을 부여해 사실상 기소 필요성까지 판단하도록 하는 구조”라며 “수사와 기소를 분리해 상호 견제하도록 한 제도 개편의 기본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기소와 불기소는 동전의 양면과 같이 불가분의 관계”라며 “수사기관의 모든 수사 결과에 대해 외부의 준사법기관인 검사가 그 당부와 적법성을 통제·평가해 소추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별사법경찰에 대해서는 “개별 행정영역에는 전문성을 갖추고 있으나 수사에서는 비전문가이고 잦은 인사 이동으로 연속성 있는 수사가 어려운 구조”라며 “최근 특사경 신규 도입이나 권한 확대 논의 추세에 비춰 특사경 수사에 대한 검사의 사법통제 필요성은 더욱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공소심의회 신설에 대해서는 “국가형벌권 행사 여부를 법률전문가의 책임 있는 판단이 아닌 무작위 추첨으로 선정된 일반 시민의 의사결정에 기속시키는 것은 중대한 인권침해와 법률적 오류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새로운 제도 신설은 절차의 혼란만 가져오고 형사사법절차의 신속성과 책임성을 저해할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