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투하다시피 아이 가격…선생님 지나가면 놀라 머리 가려"

사회

뉴스1,

2026년 7월 08일, 오후 04:50

8일 장애인 단체와 피해 아동 학부모들이 대구 달서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2026.7.8 © 뉴스1 이성덕 기자
"아이가 머리가 아프다며 머리를 때리는 일이 반복됐어요. 그런지도 모르고 어린이집에 못난 애 맡겨서 죄송하다며, 그렇게 1년을 보냈어요." 대구 달서구에 위치한 한 장애 전담 어린이집에 자녀가 재원 중인 학부모 A 씨는 지난해 5월부터 아이의 '이상한 행동'이 시작됐다고 털어놨다.

A 씨는 "아이가 머리를 때리는 일이 반복됐다"며 "선생님한테 '아이가 자기 머리를 때리면 손을 잡아달라'고 부탁을 몇번이나 드렸는데, 아이를 때리는 선생님에게 제가 부탁을 드린 거였다"며 흐느꼈다.

"머리 때리는 건 학대도 아닐 수준"…트라우마에 치료 받는 아동도
8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 달서구에 위치한 한 장애 전담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아동 학대로 아동 15명 이상이 피해를 입어 경찰이 수사중이다. 일부 피해 아동은 트라우마로 인한 자해 행동까지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 씨가 확인한 지난해 10~12월 사이 두 달간 폐쇄회로(CC)TV 영상에 따르면 A 씨의 자녀는 8차례의 학대를 당했다. A 씨의 자녀는 말을 못 하고, 또래 표준 체중보다 14㎏ 적게 나가는 왜소한 체격이다.

A 씨는 "(교사가) 격투하다시피 팔을 번쩍 들어 올려 펀치 날리듯 아이 머리를 가격하는데, 연속으로 8대를 때리는 걸 봤다. 아이 온몸이 흔들리면서 한 대 맞을 때마다 휘청거렸다"며 "애가 서 있지 못하고 바들바들 떠니까 선생은 그냥 자기 자리로 되돌아가 버렸다"고 했다.

단어 정도만 말할 수 있고 '자발어'(스스로 하는 말)가 어려운 B 씨의 자녀도 학대 피해를 겪었다.

B 씨의 자녀는 일주일에 80분가량 가해 교사의 수업을 들었는데, B 씨가 확인한 영상에 따르면 해당 기간 100차례의 학대가 있었다. 한 차례에 많게는 연속해 10회 이상 아이를 때리는 모습이 포착돼 아이가 '맞은 횟수'를 따지자면 수백회에 이른다는 설명이다.

B 씨는 "선생님이 주먹으로 머리를 꽝 쳐서 아이가 '앙' 울면 입을 4대 연속으로 때리고, 더 심하게 울면 입을 12차례 때리는 식이었다"며 "나중에는 머리 때리는 건 학대가 아닌가 싶게 느낄 정도였다"고 했다.

이로 인해 트라우마 증세를 보이는 아동들도 있다. B 씨는 "어렸을 때부터 사설 언어치료실을 다녔어서 치료 거부감이 없었는데, (사건 이후) 사설 언어치료실 들어가는 것도 너무 힘들어졌다"며 "너무 많이 울고, 선생님이 쓰다듬으려 손을 올리며 움찔거린다"고 했다.

또 다른 학부모 C 씨도 "(아이가) 정신과에서 진료 후 상담받고 약도 복용했다. 지난해까지 너무 힘들었다"며 "(사설 센터에서도) '아이가 단호하게 하면 두 손을 올려 머리를 가린다'는 말을 몇 번 들었는데, 영상을 보니 선생님이 지나가면 아이가 놀라서 머리를 가렸다"고 말했다.

C 씨의 자녀에 대해 지난 5월 병원은 "지속적인 학대 이후 감정조절이 안 되고 자해 행동을 하는 등의 문제가 있어 현재까지 약물 치료를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대구 달서구 장애 전담 어린이집 아동학대 피해 아동의 등 사진(독자 제공)

CCTV 사각지대, 잘 안 보이는 곳에서 학대 이뤄져
피해 학부모들은 가해 교사들이 의도적으로 학대 사실을 숨기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해당 어린이집의 1층은 창문을 통해 외부에서 교실 내부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는 비교적 개방된 공간이다. 이에 외부의 시선이 닿긴 힘든 2층의 교실과 언어치료실에서 학대가 주로 발생했다는 것이 학부모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C 씨는 "반 자체에 CCTV 사각지대가 조금 많았다"며 "CCTV 영상에서 교사 모습은 다 보였지만 아이는 구석에 밀어 넣어져 발버둥 치는 팔다리가 보였다"고 설명했다.

일부 학대 정황은 CCTV상으로 정확히 드러나지 않아 경찰이 가해 교사의 몸짓과 피해 아동의 몸이 밀리는 모습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수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학부모들은 경찰의 수사가 진행된다는 사실을 인지하자, 가해 교사들이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112 신고와 고소장을 접수해 수사에 착수했다.

학부모 D 씨는 "(경찰 수사 이후 다시 어린이집 CCTV를 보러 갔더니) 원래 사각지대 제일 구석으로 밀었던 책상이 중앙에 있고 전혀 다른 사람인 것처럼 행동하고 있어 파악할 게 아무것도 없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학부모들은 '너무 늦게 알았다'고 눈물을 보였다. 한 학부모는 "아이들이 장애를 겪고 있어서 이를 줄도, 자기들이 왜 맞아야 하는지도 모른다"며 "맞으면 맞았다고 표현하는 애들도 없던 게 너무 속상하다'고 했다.

경찰은 해당 어린이집의 원장, 교사 등 총 9명을 입건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kit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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