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서구 장애 전담 어린이집 아동학대 피해 아동의 등 사진(독자 제공)
대구 달서구에 위치한 한 장애 전담 어린이집에서 집단 아동학대가 벌어진 가운데, 가해자들이 아동학대로 처벌받고도 아동을 다시 가르칠 수 있단 학부모들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가해자로 지목된 교사 중 언어재활사(언어치료사)의 경우 보육교사와는 달리 아동학대로 처벌받아도 자격이 취소되지 않기 때문이다. 장애 아동 보육의 제도적 사각지대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9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계는 아동학대범죄처벌등에 관한 특례법, 아동복지법, 장애인복지법 위반 및 상해 등 혐의로 대구 달서구 소재 A 어린이집의 원장을 포함한 보육교사, 언어치료사 등 9명을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경찰이 확보한 CCTV 영상 등에 따르면, 이들은 15명가량의 피해 아동의 이마, 입을 때리거나 귀와 구레나룻을 잡아당기는 등 학대했다. 아동의 몸을 강하게 압박해 고정하거나 머리카락을 붙잡고 머리 부위를 때리고, 목재 교구를 이용해 폭행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두 달간 확인된 학대만 500여 건에 달한다. 어린이집 CCTV의 법정 의무 보관 기간은 60일로, 경찰이 확보한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학대는 두 달 분량이다.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학부모들은 벌써부터 가해자들이 다시 현업에 복귀해 아이들을 가르칠까 봐 걱정하고 있다.
보육교사의 경우 아동학대 관련 범죄로 처벌받으면 자격이 취소되기 때문에 어린이집 등에서 일할 수 없다. 현행 영유아보육법에 따르면 아동학대 관련 범죄로 금고 이상의 형이 선고되면 보육교사 자격은 취소된다.
학부모들이 걱정하는 건 언어재활사들의 현업 복귀다. 언어재활사의 경우 아동학대로 처벌받아도 자격 취소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대구 달서구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에서 입건된 9명 중 3명이 언어재활사다.
아동학대 피해 아동 부모 A 씨는 뉴스1에 "가해자가 실형을 받아도 언어재활사 자격은 유지가 된다"며 "당장 어린이집에 취업하긴 힘들어도 개인 사설 언어 치료실을 차려 언어 치료를 할 수 있어, 아동학대 전력이 있는 가해자가 아동을 가르치는 일이 발생하는 게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언어치료사 업무를 하면서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언어재활 대상자의 기능에 손상을 입힌 사실이 있을 때는 현행 장애인복지법상 6개월 이내 자격 정지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아동학대로 처벌을 받아도 언어치료사 자격 취소 사유엔 해당하지 않는다.
물론 아동학대 범죄로 형이 확정된 경우에는 어린이집 등 아동관련기관 취업이 제한될 수 있지만 이마저도 한계가 있다.
가해 언어치료사가 '사설 언어치료센터'를 차려 운영하면 이를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사설 언어치료센터가 아동관련기관, 발달재활서비스기관 등으로 등록되지 않으면 그저 자영업으로 분류돼, 아동학대 전력이 있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따로 없다.
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대표 변호사는 "현장에서는 같은 언어치료센터라는 명칭을 쓰더라도 법적 형태가 장애인복지시설, 아동복지시설, 의료기관 등으로 달라질 수 있다"며 "어떤 법률에 따라 신고·등록·설치됐는지에 따라 적용되는 감독체계와 취업제한 여부도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결국 언어치료센터라는 간판만으로 일률적인 규제가 적용되는 구조가 아니라, 운영자가 어떤 법적 형태로 기관을 개설·운영하느냐에 따라 규제 수준이 달라질 수 있다"며 "아동을 대상으로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더라도 기관의 법적 성격에 따라 전력 조회나 취업제한 강도가 달라질 수 있단 뜻"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수도권에서 벗어난 지역일수록 언어치료센터가 적기 때문에 입소문이 난 사설 센터를 찾는 학부모들이 많다. 학부모들이 언어재활사의 아동학대 가해 전력을 알 수 없는 상태에서 문제적인 언어치료센터를 찾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아동학대 가해 전력이 있는 언어재활사가 운영하는 사설 센터를 방문한 적 있다는 B 씨는 "지역 엄마들 사이에서 해당 언어재활사가 특정 자격증을 가지고 있고 잘한다는 소문이 나서 사설 센터를 방문했는데, 알고보니 아동학대 가해자였다"며 "정부 바우처를 이용할 수 없는 사설 업체였는데도 아이에게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하고 방문한 건데 화가 났다"고 말했다.
정부에서도 발달재활서비스기관 등으로 등록 안 된 사설 언어치료센터를 모니터링할 방안은 현재로선 없는 상황이다. 사설 언어치료센터에 대한 감시 사각지대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발달재활서비스기관으로 등록하지 않거나 의도적으로 법을 우회해 영업하는 언어치료센터를 거르는 방법은 현재로선 없다"며 "사설 업체의 경우 공간을 임대해 사업자 등록만 하고 활동하는 건데, 이런 업체들에게 법적으로 제한을 줄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sinjenny97@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