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통제' 강화했다지만…檢 보완수사권·전건송치 빠진 '반쪽 개정안'

사회

뉴스1,

2026년 7월 09일, 오후 08:57

김승원·김한규·박상혁·이해식 더불어민주당 형사소송법TF 의원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제출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7.9 © 뉴스1 신웅수 기자

더불어민주당 형사소송법 태스크포스(TF)가 9일 발의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검사의 직접·보완수사권을 완전 폐지하는 대신 보완수사요구 강제성을 대폭 강화해 부실 수사나 사건 암장(暗葬)을막기 위한 장치를 마련한 것이 핵심이다.

검사를 수사 주체에서 배제하는 대신 경찰 수사에 대한 사후 통제 장치를 보강해 균형을 맞췄다는 평가다. 다만 법조계가 요구해온 전건송치제 부활과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 유지 등이 빠져 '반쪽짜리 개정안'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檢 수사권 '완전 박탈'…보완수사 요구 '강제성'↑
김한규 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 등 TF 소속 의원 22명은 9일 오후 이같은 내용을 담은 형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민주당은 김용민·박은정안(案) 등 기존 발의된 2건의 개정안과 병합 심사할 방침이다. 법 시행일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이 출범하는 오는 10월2일이다.

개정안은 '검사의 수사권'을 규정한 제196조를 삭제했다. 검사의 직접·보완 수사권을 모두 폐지하고, 수사 주체를 사법경찰관으로 일원화한 것이다. 대신 사법경찰이 검사에게 법률적 판단 또는 증거 수집의 적절성 등에 대해 자문과 협력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검사의 보완수사요구 및 사법경찰에 대한 통제는 현행법보다 구체화했다.

보완수사 요구를 받은 사법경찰은 1개월 안에 수사를 마쳐야 하며 1회에 한해 연장할 수 있다.현행법은 경찰의 보완수사 '이행 기한'을 정하지 않고 있는데, 최대 2개월로 법정화해 수사 지연을 막겠다는 취지다. 공소시효가 임박한 사건은 더 짧은 기한을 정해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개정안은 사법경찰이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를 거부할 여지를 크게 줄였다. 현행법은 사법경찰관이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한' 보완수사 요구를 이행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개정안은 이 문구를 삭제해 보완수사 요구를 받으면 지체 없이 이행하도록 '강제성'을 부여한 것이다.

또 각급 공소청장은 사법경찰이 정당한 이유 없이 보완수사 요구를 따르지 않을 경우 직무배제·교체 또는 징계를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특정 수사관서의 적정 보완수사를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엔 다른 수사관서를 지정해 요구할 수 있고, 경찰 대신 중수청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는 규정도 마련했다.

시정조치 요구권도 보강했다. 검사가 시정조치를 요구한 사건에서 담당 사법경찰관이 계속 수사를 맡기에 부적절하다고 판단하면 사건 자체를 다른 수사기관으로 이송할 수 있도록 했다. 수사기관 소속 공무원의 범죄 등 부적절 행위가 발견된 경우엔 해당 수사기관장이 수사 권한이 있는 다른 수사기관에 사건을 통보·이첩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 뉴스1 박정호 기자

"보완요구 강화해도 실효성 의문…제2 장윤기 사건 못 막아"
법조계에선 '반쪽짜리 개정안'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기존 범여권 발의안보다 검사와 사법경찰 간 균형을 일부 맞췄다는 평가는 있지만, 수사기관 간 '핑퐁 게임' 가능성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검사의 보완수사가 막히면 결국 (검사가) 송치 사건의 사실관계를 정확히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결국 수사기관끼리 핑퐁 싸움만 하거나 불기소 처분이 급증할 수밖에 없다. (공소청 검사가) 유죄 확신을 갖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했다.

보완수사 요구에 대한 사법경찰관의 이행 강제력을 높인 데 대해서도 법조계에선 "수사 현장을 모르는 법 개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한 부장검사는 "경찰이 '정당한 이유'를 들어 보완수사 요구를 명시적으로 거절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며 "상당수는 형식적 이행에 그치고 있다"고 했다.

개정안만으로는 보완수사 요구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검찰 고위급 관계자도 "보완수사 요구를 의무적으로 하게 하더라도 (사법경찰이) '소환했는데 안 오더라', '전화했는데 안 받더라'며 시늉만 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며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봤다.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에 대한 사법통제 장치와 전건송치제도 재도입 등 법조계의 요구사항이 대부분 빠진 점도 비판 목소리가 많다. 개정안은 특사경에 대한 검사의 지휘권을 규정한 형소법 제245조의10 제2항을 삭제하고, 대신 특사경이 검사에게 협력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재경지검의 한 부부장검사는 "특사경이 송치한 사건을 검사가 보완수사하지 못하게 되면 엄청난 혼란이 생길 것"이라며 "특사경에게 불송치 결정권을 준 것도 매우 문제가 크다. 법적 지식이 부족한 특사경에게 '무혐의 처분' 권한을 주는 셈"이라고 했다.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사건과 관련해 공무상비밀누설과 증거인멸 등의 혹을 받는 담당 강력팀장 A 경감이 8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광주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2026.7.8 © 뉴스1 박지현 기자

항고·재정신청 '도돌이표'…전건송치 '공백' 후폭풍 우려도
항고·재정신청 사건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이 부부장검사는 "공소청 검사가 불기소 처분해서 고소인이 항고하면 고등공소청 검사가 재검토하는데, 역시 기록만 볼 수밖에 없다"며 "재기해서 수사하도록 해도 결국 다시 사법경찰로 돌아가게 되니 또 불송치하지 않겠나. 이에 대한 고민이 없어보인다"고 꼬집었다.

'전건송치제' 부활이 빠진 점도 후폭풍이 예상된다. 지청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부실수사·증거인멸이 문제가 됐던 '장윤기 사건'을 예로 들면서 "경찰이 자체적으로 주요 피의자를 불입건하거나, 내사 종결하고 불송치하면 검사로선 제대로 수사를 했는지 알 길이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전건송치가 반드시 전제돼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장을 맡았던 박찬운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개정안의 3대 문제점으로 △보완수사 요구 실효성 △직접 보완수사 폐지 부작용 △전건송치제 미도입을 꼽으면서 "이번 장윤기 사건과 같은 일이 발생했을 때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로 그 실체적 진실이 발견될 수 있을까.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민주당은 개정안을 오는 1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1소위원회에 회부해 심사에 착수한다. 궁극적으로는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다음달 17일까지 전까지 국회 본회의 처리를 마치겠다는 방침이다.

김승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개정안을 발의한 뒤 기자들과 만나 "내일(10일) 오전 1소위에 기존 2개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함께 병합해 심사를 시작한다"며 "일주일에 한 번 혹은 두 번 이상 1소위를 개최해 심사를 집중적으로 신속하게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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