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비하인 줄 몰랐다" 배재고 해명…경위서 속 '반전 정황' 파문

사회

이데일리,

2026년 7월 09일, 오후 10:12

[이데일리 김주환 기자] 5·18 민주화운동과 광주 지역을 조롱하는 응원 구호로 징계를 받은 배재고등학교 야구부 학생들이 정작 내부 경위서에는 “비하 의미인 줄 몰랐다”고 해명한 사실이 드러났다.

광주제일고(광주일고)와 5·18 단체들의 선처 호소로 화해 국면에 접어들었던 이번 사태는 뒤늦게 공개된 학생들의 해명 글이 또 다른 논란을 낳으며 다시금 도마 위에 올랐다.

광주일고와 배재고 야구부원들이 지난 6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묵념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광주일고와 배재고 야구부원들이 지난 6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묵념하고 있다.(사진=뉴시스)
9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가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배재고 야구부 학생 선수 36명의 자필 경위서에는 상당수 학생이 ‘스타벅스’ ‘탱크데이’ 등의 구호가 5·18 민주화운동을 폄하하는 표현인 줄 몰랐다는 취지의 진술이 담겼다.

문제의 구호를 선창한 A군은 경위서에 “팀 분위기만을 생각했고 광주를 비하하려는 마음은 없었다”며 “문득 ‘광주 스타벅스’ 논란이 생각나 파이팅을 하게 됐다”고 적었다.

이어 “탱크데이”를 외친 B군 역시 “스타벅스에서 탱크데이 이벤트를 했던 게 기억이 났을 뿐 5·18과 관련이 있는지 몰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부 학생들의 경위서에서는 해당 표현이 지역 혐오성 비하 발언임을 경기 중에 이미 인지했던 정황도 포착됐다.

한 배재고 학생은 “경기 중반쯤 ‘스타벅스 빵야’ 구호가 나와 이유를 물었더니 5·18 광주에 대한 것이라고 해 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또 다른 학생은 “이건 아닌 것 같아 A군에게 ‘하지 마’라고 경고했다”고 적어, 선수단 내부에서 조롱성 응원을 만류하는 목소리가 있었음이 확인됐다.

이외에도 경기 초반부터 심판과 상대 팀 주루코치로부터 조롱을 멈추라는 경고를 여러 차례 받았다는 진술도 대거 포함됐다.

앞서 KBSA는 배재고 야구부에 전국대회 6개월 출전정지라는 징계를 내렸다. 이에 배재고 야구부 전원은 지난 6일 광주를 찾아 광주일고 측에 사과하고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바 있다.

이후 광주일고와 5·18 단체 등이 학생들이 대회에 출전할 수 있도록 행정적 선처를 호소했으나, 이번 경위서 내용이 공개되면서 여론은 급격히 냉각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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