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의 취지는 저희도 충분히 공감합니다. 하지만 기업, 특히 저희 같은 중소기업에서 무엇이 허위인지 조작인지 판별할 수 있는 정보를 가지고 있을 수 없잖아요"
국내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의 박주돈 부사장은 지난 7일 시행된 개정 정보통신망법, 이른바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을 두고 이같이 토로했다.
박 부사장은 10일 서울 강남 디시인사이드 사옥에서 진행한 뉴스1과 인터뷰에서 "허위조작이라는 것에 대한 정의가 정확하지 않다. 패러디와 풍자는 괜찮다고 하는데 그걸 사업자가 구별한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어렵고 난해한 일이다"라고 밝혔다.
지난 8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디시인사이드를 포함해 네이버와 카카오, 다음, 네이트, 구글, 메타, 엑스(X), 틱톡 총 9개 플랫폼을 허위조작 정보 대응 의무가 있는 사업자로 지정했다.
박 부사장은 "사업자 입장에서 보면 문제가 생길 것 같은 경우 차라리 삭제를 해버리는 게 편하다"라며 "신고자가 (허위조작인) 근거를 댔기 때문에 우리는 그 근거가 맞다고 판단했다 하면 깔끔하다"고 밝혔다.
정부 제재를 피하기 위해 플랫폼이 과잉삭제와 사전검열을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 부사장은 허위조작 여부를 판단할 때 "사실확인 단체가 제시한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운영상 가장 안정적"이라고도 설명했다.
개정 정통망법 등이 사실확인 단체가 플랫폼 사업자와 협력할 수 있게 규정하면서 온라인상에선 소수의 사실확인 단체가 허위조작 여부를 판가름하는 데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사실확인 단체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사실확인 원칙을 따라야 하는데, 현재 국제팩트체킹네트워크(IFCN) 인증을 받은 사실확인 단체는 JTBC뿐이다. 이 밖에 추가 3곳이 인증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서울 강남 디시인사이드 사옥에서 인터뷰 중인 박주돈 부사장. 2026.7.10./뉴스1
- 허위조작 정보 대응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현실적으로 허위조작이라는 구분을 어떻게 할지가 가장 큰 문제다. 예를 들면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에 대해서 누가 악담을 하면 이게 허위라는 이런 식의 신고가 주를 이룬다. 정치적인 내용이 있을 수도 있다. 게시자는 패러디나 풍자라고 해서 올린 것일 수도 있고 신고자 입장에선 이게 허위 내지는 조작이라고 할 수 있다. 플랫폼은 어쨌든 판단을 내려줘야 하는 입장이다. 게시자나 신고자 중 한쪽은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이 밖에 개정법에 따라 부과되는 여러 의무 중 부담되는 것은.
▶사업자가 판단을 못 하는 경우 제3의 기관에다 의뢰할 수 있게 규정돼 있다. 그런데 그 제3의 기관이라는 게 지금 국내에서 몇 개 업체가 안 되잖나. 그러다 보니까 이걸 어떤 식으로 적용해야 할지, 사안마다 그 업체에 의뢰해야 하는 건지 등등 여러 가지 난제가 있다. 의뢰할 때마다 수수료 같은 게 발생할 텐데 금전적으로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 만약 사안마다 의뢰해야 한다고 하면 물리적으로 가능할까.
▶일단 방미통위는 허위조작 여부를 직접 판단 안 한다고 했다. 본인들의 인력적인 문제도 있겠지만 어쨌든 기업에 떠넘긴 거다. 그렇다고 기업에서, 특히 디시인사이드 같은 중소기업에서 그게 허위인지 조작인지를 판별할 수 있는 정보를 가지고 있을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 개정 법상 사실확인 단체의 판단을 의무적으로 따를 필요는 없다. 현실적으로는 그 판단에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인가.
▶그럴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사실확인 단체의 판단을 안 따르려면 그 판단을 뒤집을 만한 근거를 가지고 있어야 할 거 아닌가. 이걸 모두 공개하게 돼 있으니까 어쨌든 신고자는 왜 이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는지 내지는 게시자는 이게 왜 받아들여졌는지에 대한 근거를 플랫폼에 요구할 거다. 그랬을 때 제삼자 단체가 제시한 걸 사업자가 뒤집을 만한 게 없다고 한다면은 그거를 그대로 받아들여서 (처리)하는 게 가장 안정적이다. 아마 대부분은 그런 식으로 흘러갈 거라고 예상한다.
신영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방송통신이용자정책국장이 8일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에서 '불법·허위조작정보 유통 방지를 위한 정보통신망법 가이드라인'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7.8 © 뉴스1 김성진 기자
- 플랫폼 사업자가 필요 이상으로 게시글을 '과잉 사전검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우려다. 왜냐하면 사업자 입장에서 보면 문제가 생길 것 같으면 차라리 삭제를 해버리는 게 편하다. 왜냐하면 삭제를 안 했을 때, 신고자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았을 때는 그거에 대한 답변을 해줘야 한다. 어쨌든 신고자가 근거를 댔기 때문에 우리는 그 근거가 맞다고 판단했다 하면 깔끔하잖나.
- 사업자 입장에선 민원이 줄수록 좋은 게 사실이겠다.
▶그렇다. 디시인사이드는 하루에 게시물과 댓글이 수백만 건 올라오기 때문에 신고가 많아지면 한계에 도달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시간적 한계가 있다 보니까 솔직히 제대로 검토를 못 할 수밖에 없다. '무지성'으로 삭제한다기보단 신고자의 의견에 많이 따라서 삭제가 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을 거다.
- 추가적인 정통망법 개정안으로 이른바 '일베금지법'이 있다. 이 법안은 정부가 플랫폼에 최대 폐쇄 명령을 내릴 수 있을 정도로 규제가 더 강한데.
▶일단 법의 취지는 공감한다. 혐오·조롱·차별 이런 걸로 인한 피해들은 저희도 알고 있다. 그런데 이미 그런 글들에 대해서는 관리 지침을 통해 다 관리를 하고 있다. 그런데도 법을 만들어서까지 플랫폼 사업자에 부담을 줘야 하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근본적인 문제를 봤을 때 과연 플랫폼 사업자를 제재하고 심지어 폐쇄한다고 해서 이런 현상이 사라질지 하는 의문은 든다. 플랫폼 때문에 그 생각을 하는 게 아니고 그 생각을 플랫폼에 푸는 거잖나. 그 선후 관계를 따져본다면 플랫폼 제재만으로 법에서 원하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는 솔직히 의문이 드는 게 사실이다.
ssc@news1.kr









